재건축·재개발 사업장 비상...시공사 찾기 '별 따기'
[앵커]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불황기에 진입하면서,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는 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 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조합이 갑이었다면, 이제는 갑을 관계가 뒤바뀐 셈입니다.
최기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980년대에 준공된 서울의 한 아파트입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데, 1차 입찰 때보다 공사비를 400억 원 올렸지만 거듭 유찰됐습니다.
4차 입찰 공고를 냈지만 시공사를 찾을 수 있을진 불투명합니다.
[김충곤 / 서울 남성아파트 재건축조합장 : 재건축조합 측이나 아니면 시공사 측에서도 이게 과연 남을 장사인지, 남지 않을 장사인지 이런 판단하기가 상당히 어렵지 않나, 이런 생각에서 아마 그렇게 입찰하기도 어렵고, 입찰 단가를 구하는데도 어렵고 그런 상황에 있습니다.]
비슷한 사업장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대 수가 많건 적건 예외가 없습니다.
건설사들은 부동산 거래가 줄고, 자금 대출받기가 힘들어져서 사업성을 낙관하기 어려워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 : 최근에 이제 원자재나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서 공사비 자체가 올라갔고, 그런 상황에서는 조합에서 원하는 공사비 대비해서 저희가 들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을 감안했을 때 그 이익의 폭이 줄어들기 때문에….]
시공사를 이미 구한 사업장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 강남에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는 대형 건설사 2곳은 최근 조합에 수천억 원대 공사비 증액을 요청했습니다.
물가 상승분과 금융 비용 등을 반영해 달라는 겁니다.
시장 상황이 더 악화할 거란 예측이 나오면서 건설사들이 더 보수적으로 사업을 선별할 거란 전망입니다.
[여경희 /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 주택 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 경색에 대비해서 건설사들이 현금을 확보해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사업성이 뛰어난 일부 사업장을 제외하고는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분양도 증가세에 있는 만큼.
미분양이 쌓여 있는 지역에선 시공사 구하기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YTN 최기성입니다.
YTN 최기성 (choiks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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