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독자 정찰위성 발사 '한 걸음 더'… "내년엔 위성체 싣고 쏜다"

ADD 안흥종합시험장서 2차 시험발사 성공… 첫 시험 후 9개월 만
'보안유지' 위해 국방부·안보실 등 소수 관계자들만 발사계획 공유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에 재차 성공하며 독자 정찰위성 확보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특히 이번 시험은 핵·미사일 위협을 거두지 않고 있는 북한을 향해서도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국방부는 30일 "우주안보·경제시대에 맞춰 독자적 우주 기반 감시정찰 분야 국방력 강화를 위해 고체연료 추진 방식의 우주발사체 비행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험은 지난 3월30일 충남 태안 소재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종합시험장에서 실시한 첫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발사 이후 9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군 당국은 작년 7월엔 우주발사체에 사용할 고체연료 추진 기관(로켓엔진) 연소시험에 성공했다.

이날 군 당국의 두 번째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발사 또한 안흥시험장에서 이뤄졌다.

당초 ADD는 26~29일 중 시험발사를 시도할 계획이었으나 당시 서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들의 낙탄 피해 가능성 때문에 30~31일로 날짜를 다시 잡았고, 다행히 이날 오후 기상여건이 좋아 발사를 실행에 옮겼다고 한다.

다만 이날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발사계획은 보안상 이유로 국방부와 국가안보실 등 안보 관련 부서 내에서도 극소수 인사들에게만 공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대전 소재 ADD 방문 당시 관계자들로부터 이번 시험계획을 직접 보고받았닫고 한다.

군은 이날 시험에서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대형 고체연료 추진 기관과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 자세 제어기술 등의 검증을 비롯해 일부 추가적인 기술시험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의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개발은 북한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정찰용 인공위성을 띄우는 것을 최우선 목표를 진행되고 있다.

고체연료 추진 발사체는 액체연료 추진 방식에 비해 개발은 어렵지만 유지나 발사비용은 저렴한 편이다. 이 때문에 고체연료 발사체는 소형 위성이나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는 데 적합하단 평가를 받는다.

우리 군은 현재 중·대형급 고해상도 정찰위성 5기를 2024년까지 도입한다는 내용의 '425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추후 초소형 정찰위성 32기를 고도 수백㎞ 상공에 띄운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ADD가 오는 2024년까지 소형 위성 발사체를 지구 저궤도에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425사업'의 위성은 외국산 로켓을 이용해 발사할 가능성이 크지만 그 이후엔 국산 로켓이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 군이 이들 사업을 통해 다수의 정찰위성을 운용하게 되면 북한 전역을 거의 실시간으로 촘촘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등 공격 징후를 미리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 능력도 대폭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군 소식통은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개발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2023년)엔 1단을 포함해 위성을 탑재한 채로 시험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고체연료 추진방식의 발사체는 액체연료 방식과 달리 연료 주입과 발사과정에서 시간적·물리적 제약을 거의 받지 않기에 군사적으로도 상당한 장점이 있다. 우리 육군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 또한 고체연료를 쓴다.

위성 발사용 우주 로켓에 위성체 대신 탄두를 탑재한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도 기술적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물론 ICBM 완성에 이르기 위해선 발사체 완성 뒤에도 탄두부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란 또 하나의 '관문'을 넘어야 한다.

북한이 '정찰위성 개발용'이라고 주장하며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을 연거푸 쏴 올리고 있는 것도 관련 기술 개발 목적이란 관측이 나온다. 물론 북한도 우리처럼 실제 정찰위성을 띄우려고 할 수도 있다.

북한은 이달 중순 ICBM용 고체연료 엔진의 지상 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아직 고체연료 엔진을 탑재한 중·장거리로켓 또는 탄도미사일 발사엔 이르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의 이날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발사는 북한의 향후 도발 등 행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어두운 오후 섬광을 내뿜으며 솟구치는 발사체가 전국 곳곳에서 목격된 만큼 북한에서도 이를 육안으로 관측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지난 20일자 담화에서 ICBM의 정상 각도(30~45도) 시험발사를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ADD 방문에서 "평화를 얻기 위해선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며 "우리 군은 적에게 범접할 수 없는 두려움을, 국민에게 확고한 믿음을 주는 강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소식통은 "우리 군은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를 비롯해 합동성에 기반을 둔 국방 우주전력을 조기에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연거푸 영공을 침범했을 땐 단 1대도 격추 또는 포획하지 못해 국민 앞에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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