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터널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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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3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잇는 몽블랑 터널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 터널은 길이 11.6km로 양국 간 이동 거리를 200km 단축한 유럽의 새 동맥이라 불리며 안전의 대명사로 정평이 났었다.
이탈리아는 의용소방대, 프랑스도 전담소방서가 있었고 터널 안에는 18곳의 화재대피소와 77개의 비상전화가 설치돼 있었다.
일본도 터널화재가 빈번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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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8개월 후 2000년 11월 오스트리아 스키 휴양지 키츠슈타인호른 인근에서 대참사가 벌어졌다. 승객 180여명을 태우고 이곳으로 향하던 산악열차가 터널을 지나다 불이 났다. 열차가 뼈대만 남았고 승객들은 대부분 객실에 갇혀 유독가스에 질식되거나 불에 타 숨졌다. 사상 최악의 참사로 남아있다. 일본도 터널화재가 빈번한 편이다. 1972년 후쿠이현 호쿠리쿠 터널(1만3870m)을 달리던 열차에서 식당칸 난방배선 합선으로 불이 나 30명이 숨지고 714명이 다쳤다. 10년 전 야마나시현 사사고 터널에서는 낡은 볼트 탓에 콘크리트 천장판이 무너지고 자동차에 화재가 나 9명이 숨졌다. 터널 사고는 원인이 사소해도 참혹한 피해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그제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5t 폐기물 집게트럭에 불이 나 4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불은 폐기물에 옮겨붙은 뒤 터널 벽면과 천장으로 삽시간에 번졌다. 차량 45대가 불길과 유독가스에 휩싸였다. 방음터널이 화재에 취약한 값싼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져 피해를 더 키웠다고 한다.
이런 터널이 전국에 55개나 있다니 모골이 송연하다.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방음터널에 강화유리와 같은 불연소재를 사용하도록 하는데 우리는 아예 규정조차 없다. 국토교통부는 방음시설을 불연성 소재로 만들어야 한다는 1999년 지침을 2012년 들어 삭제했다고 하니 통탄할 노릇이다. 안전불감증이 부른 ‘후진국형 인재’가 틀림없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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