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우의시네마트랩] 고다르, 도전과 시도, 반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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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을 되돌아보면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큰 뉴스 중 하나는 장뤼크 고다르가 9월13일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고다르는 1930년생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영화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영화평론의 주요한 패러다임인 작가주의 형성에 기여했고, 1960년에는 '네 멋대로 해라'라는 영화를 연출해 유명해졌다.
카이에 뒤 시네마 필진이 나중에 영화감독으로 데뷔해 세계 영화사에서는 이들을 '누벨바그'라고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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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벨바그 세대 감독들이 초기에는 신선한 감각과 정서를 선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신선함과 혁신성은 사라져 갔고 일반적인 극영화들을 만들었다. 이에 비해 고다르는 스타일과 표현 기법상의 실험을 계속했고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들을 만들었다. 초기작인 ‘네 멋대로 해라’와 ‘여자는 여자다’(1961)를 보면, 당시 세계적으로 가장 지배적이었던 미국 영화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미국 문화의 영향을 받는 당대 젊은이들의 모습을 포착하면서, 단순히 미국 영화를 흉내 낸 것이 아니라 프랑스 상황에 맞게 변용한 것이다. 그리고 연극에서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관객이 몰입하지 않고 거리를 두고 연극을 보게끔 유도하는 이른바 소격효과를 내는 서사 연극을 고안했는데, 고다르는 이를 영화에 적용했다. 배우가 화면을 정면으로 응시한다든가, 음향을 중간에 일부러 지워버리는 등, 영화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영화예술가가 구성한 것이라는 점을 알게 해준다. 그래서 고다르 영화를 보다 보면 관객은 당혹스러울 때가 있고 난해하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사랑과 경멸’(1963)과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두세 가지 것들’(1966)이 대표적이다.
1970년대 이후로는 비디오카메라를 이용해 필름에 담는 영화 카메라와 다른 표현 방식을 탐구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디지털카메라의 특성을 활용해서 화면을 분할, 해체, 재구성하고, 언어의 한계를 탐구하는 작품들을 선보이곤 했다. 특히, 그의 ‘아워 뮤직’(2006)과 ‘필름 소셜리즘’(2013)이 그런 경향을 잘 보여주었다. 대중영화의 기본은 좋은 이야기와 인물이다. 그렇지만 고다르는 영화라는 세계에는 다른 영역이 있고 그 영역을 향유하는 다른 방식이 있음을 일깨워주었다.
노광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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