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비행 성공

유정인·박은경 기자 2022. 12. 3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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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첫 발사 이어 9개월 만
국방부 사전에 시험 알리지 않아
놀란 시민들 제보, 전국서 잇따라
국방부가 30일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에서 쏘아올린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가 긴 연기 꼬리를 그리며 날아가는 모습을 강원 속초시청 주차장에서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는 30일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성능검증을 위한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지 9개월 만이다. 발사체 시험이 예고 없이 이뤄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발사체 궤적을 목격한 시민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국방부 대변인실은 이날 “우주안보·경제시대에 맞춰 독자적 우주기반 감시정찰 분야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고체연료 추진 방식의 우주발사체 비행시험을 했다”며 “지난 3월30일 비행시험의 후속 시험”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사체는 목표로 했던 고도 450㎞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목표한 것들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추진기관은 소형 위성이나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에 사용된다. 개발에 최종 성공하면 군의 감시정찰 강화와 국내 우주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고체연료 추진기관은 액체연료와 비교할 때 대량생산과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해 최근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과 관련,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 군이 필요로 하는 비대칭 전력이 조기 확보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발사는 최근 북한이 정찰위성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발표한 것에 대응해 남한의 정찰위성 개발 상황을 알리면서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국방부는 우주발사체 시험 계획에 대해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오후 6시쯤부터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상공에서 발사체 궤적으로 추정되는 섬광을 목격했다. 소방청과 경찰에 따르면 오후 6시9분부터 “하늘을 보니 미사일 같은 게 지나간 것 같다”는 신고가 전국 각지에서 잇따라 접수됐다. 소방당국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총 412건이다. 서울 48건, 경기 118건, 강원 99건, 인천 25건, 충북 25건, 충남 26건, 경북 24건, 경남 22건, 전남 6건 등이다.

앞서 북한 무인기가 지난 26일 서울 상공까지 침범한 상황이어서 시민들의 불안은 컸다. 국방부는 “비행시험 전 발사경로와 관련 있는 영공 및 해상 안전에 대해 조치했으나, 군사보안상의 문제로 국민들께 사전 보고드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정인·박은경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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