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연 방음판’ 경고 10년 전부터 있었다…‘뒷북’에 참사
[앵커]
불이 난 방음 터널의 소재가 불에 약하다는 경고는 10년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참사를 미리 막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나오는 가운데, 국토부는 뒤늦게 아크릴 방음벽 교체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이호준 기잡니다.
[리포트]
10년 전인 2012년, 한국도로공사가 낸 연구보고서입니다.
이번 화재 터널에 쓰인 아크릴과, 다른 재질로 만든 방음벽을 연소 실험을 한 겁니다.
20여 분 뒤 전체의 40%만 태우고 불이 모두 꺼진 다른 재질에 비해 아크릴 방음벽은 대부분이 전소되고도 불이 꺼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화재에서 불덩이가 떨어져 내렸던 이유입니다.
아크릴의 화재 취약성은 3년 뒤인 2015년 국토부가 발주한 연구용역에서도 제기됐습니다.
도로공사는 방음 터널에 아크릴을 쓰면 안 된다는 제안을 부록에 담았습니다.
이후에도 아크릴 방음판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결국, 정책에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도로공사 측은 연구보고서를 국토부에 직접 보고하지는 않았고 공공기관 정보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공개했다고만 밝혔습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 "이 PMMA(아크릴) 소재는 안 쓰는 게 좋겠다는 게 제안이 됐었는데 그때는 어떤 이유인지 아무튼 채택이 안 됐고요."]
국토부는 올 초 감사원 지적이 있고 나서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감사원으로부터 방음 터널 재질이 안전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7월부터 연구 용역에 들어간 겁니다.
1차 결과는 내년 3월 이후에나 나올 예정입니다.
10년 전부터 산하기관에서 화재 위험 경고가 나왔지만, 이를 등한시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단지 실용성과 디자인 등만 고려했지 정작 안전은 등한시하거나 아예 뒷전으로 미뤄 놓았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보입니다."]
국토부는 국가가 관리하는 방음 터널 55곳 중 아크릴을 사용한 곳은 6곳이라며 뒤늦게 전면 교체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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