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진입 못 막고 우회로 지정도 없었다
[앵커]
어제(29일) 피해가 컸던 이유로 불이 난 뒤에도 차량들이 계속 터널로 들어왔던 점이 꼽히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설치됐던 진입 차단 장치는 작동하지 않았고 KBS 취재 결과, 사고 터널로 이어지는 다른 터널들을 차단하는 조치도 늦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황현규 기잡니다.
[리포트]
터널 안에서 불이 시작된 이후로도 바깥에 있던 차량들은 안쪽 상황을 모른 채 계속해서 진입했습니다.
특히 화재 차량 반대편에서 오던 차량들은 터널 진입 전 화재 사실을 알 수 없었고.
[목격자/음성변조 : "불이 났으면 차들을 그렇게 진입을 시키지 말고 했어야지. 차들 계속 진입하고..."]
진입한 이후에도, 한동안 불길이 보이지 않아 터널 깊숙한 곳까지 주행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화재 지점까지 왔을 땐 이미 차를 돌릴 수 없는 상황.
그렇게 해당 차로에서만 사망자 5명이 나왔습니다.
[여운철/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장 : "화재가 급속도로 발생한 방향이기 때문에, 차량들이 대피할 수 없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한 겁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터널에는 진입 차단 장치가 설치되지만, 이번 사고에선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국토관리청 관계자는 "결함 등의 이유로 차단 장치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터널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터널 사고 현장 조치 행동 매뉴얼' 상, 사고 지점으로 이어지는 인접 터널들도 차단해야 하지만, 그 또한 지체됐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불과 4km 가량 떨어진 삼성산터널과 청계산 3터널.
두 곳의 차단 장치는 불이 나고도 각각 10분, 30분 뒤에야 작동했습니다.
화재 직후부터 200통 넘는 시민 신고가 빗발쳤는데도, 도로 운영사 측은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던 겁니다.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민자고속도로로, '제2경인 연결고속도로'가 관리합니다.
민간 업체지만 화재 같은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교통 안전을 확보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사고 구간 통제와 동시에 취했어야 할 '우회로 지정' 조치에도 손을 놓으면서 극심한 교통 정체와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보다 못한 한국도로공사가 사고 5시간 만인 저녁 7시가 되어서야 우회로를 지정했습니다.
경찰은 이같은 도로 교통 관리의 부실 문제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최창준/화면제공:시청자 송영훈 정혜수 최두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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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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