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왕 아니다”…돌변한 중앙은행들 金 사재기
FT는 1967년이라는 숫자에 주목했다. 1967년은 유럽 중앙은행들이 미국에서 막대한 양의 금을 사들이기 시작한 해다. 결국 금값 폭등으로 이어졌고, 결국 브렌트우즈 체제의 붕괴를 촉발한 원인으로 꼽힌다.
WCG는 지난달 세계 공식 금융기관들이 금 673t을 사들였다고 추정했다. 3분기에만 중앙은행은 400t 규모의 금을 매입했다. 이는 분기별 기록이 시작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금을 대량으로 매입한 대표적인 국가는 터키와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등이다. 터키와 우즈베키스탄이 3분기에 각각 31t, 26t의 금을 매입했다. 카타르는 지난 7월 1967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월간 수입을 기록했다.
하지만 WCG는 금 매입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은 중앙은행들도 상당량의 금을 사들였다고 전했다. 금 비축량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가 대표적이라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금 32t을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이 금 보유량을 늘린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2019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전쟁이 시작된 직후 금 보유량에 대한 월별 수치 보고를 중단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우리의 금과 외환 보유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중앙은행 관리들은 금 보유량 확대에 전략적 가치를 뒀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마지막으로 통계 자료를 발표한 지난 2월에는 금이 외환보유고에서 20.9%를 차지했다.
귀금속거래소인 불리언볼트의 애드리언 애쉬 리서치 책임자는 FT에 “서방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자금을 동결한 후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에 힘을 쓰고 있다”며 “지정학적 위험과 불확실성 고조가 중앙은행의 금 매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금융기관 율리우스 배어의 카스텐 멘케 연구원은 “러시아와 중국에서 물품을 수입하는 국가들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일부 중동 정부들이 화석연료 수출 수익을 금 매입에 활용하고 있다고 FT가 전했다. 베르나르 다다 나티시스 선임 원자재 분석가는 “탈세계화와 지정학적 긴장 탓에 중앙은행들이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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