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나오면 또 대박”…토레스보다 ‘역작 SUV’, 나쁜 남자 유혹 [카슐랭]
정통 오프로더에 더 다가가
토레스 시행착오 반복 금물
지난해 ‘국산 SUV 전설’ 무쏘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공개됐을 때부터 이슈몰이에 성공하더니 판매에서도 대박을 터트렸다.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2000대 실적을 올리며 쌍용차 신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3주만에 3만대 넘는 성과를 거둬들였다.
토레스는 벼랑 끝 위기에 몰렸던 쌍용차를 구해냈다.
기아 쏘렌토(5300대), 현대차 그랜저(4504대)에 이어 국산차 3위를 기록했다. 쏘렌토와 양강구도를 형성한 현대차 싼타페(2531대)를 이겼다.
10월에는 4356대로 쏘렌토(5290대), 현대차 아반떼(5028대), 그랜저(4824대), 기아 스포티지(4743대)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11월에는 12위로 떨어졌지만 존재감은 지키고 있다. 차급이나 가격에서 경쟁차종에 해당하는 쏘렌토(6167대)와 스포티지(5635대)에 졌다.
대신 르노코리아 QM6(2880대), 싼타페(2634대), 현대차 투싼(2091대)에는 승리했다. 국산 중형 SUV 2위 자리도 지켰다.
정통 코란도 후속모델은 현재 KR10(프로젝트명)으로 개발중이다. 지난해 7월 디자인 스케치가 공개된 뒤 J100(토레스 프로젝트명)과 함께 ‘이대로 나오면 역작’, ‘이게 진짜 쌍용차’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유가 있다. KR10은 코란도 마니아들이 10년 넘게 원하던 정통 하드코어 SUV이기 때문이다.
KR10은 3세대 코란도(1996년~2005년)의 적통 모델이다. 2011년 출시된 4세대 코란도C, 2019년부터 현재까지 판매되는 5세대 코란도는 ‘소프트코어 SUV’에 해당한다.
‘나쁜 남자의 로망’으로도 여겨지는 정통 하드코어 SUV를 추구했던 코란도 마니아들은 3세대 코란도까지만 ‘진짜 코란도’로 간주한다.
이 상무는 “추억의 명차인 무쏘와 코란도는 쌍용차의 위대한 유산”이라며 “토레스는 많이 팔아야 하는 차이기에 과거의 강인함을 내세우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대중적인 디자인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판매되는 코란도는 성향이 애매모호한 뉴트럴(Neutral)인데다 토요타 라브4, 기아 스포티지 등과 비슷해 고전할 수밖에 없다”며 “KR10은 지프(Jeep) 랭글러나 랜드로버 디펜더 등 정통 오프로더에 더 다가간 모습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코란도는 이전의 오리지널 코란도로 돌아갈 계획”이라며 “KR10 차명도 ‘무조건’ 코란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업은 지난해 7월 공개된 KR10 디자인 스케치에 최대한 가깝게 디자인됐다. 쌍용차가 토레스부터 적용한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를 본격적으로 채택, 정통 오프로더 이미지를 강화했다.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는 강인함으로 추진되는 디자인이라는 뜻이다. 구조적 강인함, 예상 밖의 기쁨, 강렬한 대비, 자연과의 교감 4가지 조형적 아이덴티티를 기본으로 삼았다.
KR10은 한눈에 쌍용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 코란도 3세대 후속모델이라 파악할 정도로 유사하다.
차체 양끝이 아니라 중앙 쪽에 가깝게 자리 잡은 동그란 헤드램프와 공격성을 드러낸 범퍼, 다부진 차체에서 ‘혈연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릴에 적용한 크롬 바 5개는 1983년 출시된 2세대 코란도에서 가져왔다. 요철 형태로 각진 뒷모습은 코란도에 영향을 준 미군 지프(Jeep)를 닮았다.
기존 2세대와 3세대 코란도의 디자인을 결합한 뒤 세련미, 강렬함, 미래지향성을 추가한 게 KR10이다.
토레스부터 램프에 적용하는 태극기 ‘건곤감리’ 문양을 램프에 적용하거나 가니시(장식)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토레스 리어램프에는 리(해)가 사용됐다. KR10에는 건(하늘), 곤(땅), 감(달) 중에서 한 가지가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정통 오프로더가 부착했던 스페어타이어를 형상화한 육각형 타입 양각 장식이 토레스처럼 차체 뒷부분 중앙에 적용될 수도 있다.
또 가솔린 모델 먼저 나올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전기차 모델이 먼저 나온다.
박성진 상품개발본부장은 지난 7월5일 인천에서 열린 토레스 발표회에서 “KR10은 전기차로 먼저 출시된다”며 “가솔린 모델은 그 후에 내놓는다”고 밝혔다.
KR10 전기차 모델에는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와 협력 개발한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22일 비야디와 배터리 개발·생산을 위한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쌍용차는 MOU를 통해 전기차 핵심부품을 안정적으로 수급해 전기차 개발 기간을 단축한다는 전략이다.
토레스는 회사가 존폐 위기에 처한 절박함에 서둘러 나오다보니 품질 완성도가 떨어졌다.
AVNT(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텔레매틱스) 소프트웨어, 전방 주차보조장치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폭우 때는 누수 현상까지 일어났다.
쌍용차는 품질 논란이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되지 않도록 발 빠르게 무상 수리에 나서거나 개선책을 마련했다. 찬물을 빠르게 데우면서 논란이 크게 번지지 않았다.
첫 선을 보인 신차에 더 혹독한 겨울에 토레스는 또다시 결함 논란에 시달렸다.
차체 안으로 움푹 들어간 전조등 디자인 구조 때문에 주행 중 전조등에 눈이 쌓여 빛을 가리고 야간 안전운전을 위협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KR10은 토레스와 함께 쌍용차뿐 아니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한획을 그을 뉴트로(New+Retro) 모델”이라며 “서둘러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토레스와 달리 새 주인은 찾은 만큼 토레스 문제점이 반복되지 않도록 완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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