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음터널’ 방재기준 소방기본법에도 없다… 안전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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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사망 5명 등 모두 4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로 방음터널의 사고 위험성이 확인됐지만, 관련 안전 규정이 미비해 안전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소방 관련 대부분 규정의 근거가 되는 소방기본법은 소방시설 설치 및 유지가 필요한 특정소방대상물 중 터널의 정의를 '차량 통행을 목적으로 지하, 해저 또는 산을 뚫어 만든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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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사망 5명 등 모두 4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로 방음터널의 사고 위험성이 확인됐지만, 관련 안전 규정이 미비해 안전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소방 관련 대부분 규정의 근거가 되는 소방기본법은 소방시설 설치 및 유지가 필요한 특정소방대상물 중 터널의 정의를 ‘차량 통행을 목적으로 지하, 해저 또는 산을 뚫어 만든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도로 위를 철제 구조물과 아크릴로 덮어 만드는 방음터널은 소방기본법상으로는 ‘터널’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소방청이 2017년 7월에 제정한 ‘도로터널의 화재안전기준’도 마찬가지다. 이 기준에서 터널을 ‘지붕이 있는 지하 구조물’로 명시한 뒤 소방설비 기준을 세부적으로 나열하고 있지만, 방음터널은 역시 적용 대상이 아니다.
방음터널에 대한 방재 대책을 유일하게 언급하고 있는 것이 2016년 개정된 ‘도로터널 방재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이다.
이 지침은 길이와 교통량에 따라 위험도 지수를 총 4개 등급으로 나눠 기준에 따라 옥내소화전과 비상경보설비, 자동화재탐지설비, 비상조명등 등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번에 불이 난 방음터널의 경우 2등급(총연장 1000∼3000미터(m)·위험도 지수 19∼29)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화재 현장에는 구간마다 옥내소화전과 비상전화, 사이렌 등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방음터널은 안양방면 도로로는 830m 길이지만, 성남방면 도로에는 삼성산터널을 시작으로 1600여m 이어져 양옆 길이가 다르다.
특히 불이 난 방음터널은 철제 H빔으로 만든 구조체에 아크릴의 일종인 폴리메타크릴산 메틸(PMMA)을 덮어 만들어졌다.
PMMA는 일반 플라스틱과 비교해 열기에 강한 ‘방염’ 소재이긴 하지만, 불연 소재는 아니기 때문에 고온의 열이 가해질 경우 불이 옮겨붙으며 녹아내리게 된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 시내 방음터널 총 16곳 중 4곳은 화재에 취약한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에 타지 않는 강화유리로 된 방음터널은 2곳뿐이었으며, 나머지 10곳은 PMMA보다는 강하지만 불연 소재는 아닌 폴리카보네이트(PC)가 쓰였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서 대책 회의를 열고 “국가가 관리하는 55개 방음터널과 지자체가 관리하는 방음터널까지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공사 중인 방음터널에 대해서는 화재에 취약한 소재를 쓰고 있다면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화재에 튼튼한 소재와 구조로 시공법을 바꾸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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