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장수 총리 아베·70년 재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중국 ‘3세대 지도자’ 장쩌민[2022 우리 곁을 떠난 인물들]

김서영 기자 2022. 12. 3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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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전하던 학자와 민주 열사의 어머니, 독재에 맞선 인권변호사 등 2022년에도 많은 인사들이 세상을 떠났다. 그들은 남은 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올해의 ‘진별’들을 되돌아본다.
아베 신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7월8일 일본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를 하던 중 총격으로 사망했다. 향년 67세. 그는 8년8개월간 장기 집권하며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로 꼽혔다. 그는 일본 우익의 상징적 인물로, 오래도록 침체된 일본 경제에 ‘아베노믹스’ 정책을 제시했다. 한국과의 관계에서는 일본군 위안부·강제 징용에 대한 강경 발언,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반일 감정을 키웠다. 총격범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때문에 가정이 파탄났다며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와 관련 있어 보여 그를 살해했다고 진술해 ‘통일교 게이트’로 번졌다. 그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는 것 또한 일본 내 반발을 불렀다.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8월30일 91세 나이로 별세했다. 그는 1985~1991년 소련의 개혁(페레스트로이카)·개방(글라스노스트)을 이끌며 미국과의 군축 합의, 동유럽에 대한 불개입으로 동서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했다. 그 결과 전 지구를 덮었던 차가운 전쟁이 녹고 소련·동유럽 민주화와 독일 통일이 이뤄졌다. 그는 ‘냉전 해체의 주역’이란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반면 구 공산권에서는 ‘소련의 영광을 무너뜨린 배신자’라는 인식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엘리자베스 2세

70년 넘게 재임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월8일 9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 즉위한 여왕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보급차량 운행 등을 맡아 3주간 참전하기도 했으며, 25세에 군주에 올랐다. 한 세기 가까이 살았던 만큼 엘리자베스 2세는 그 자체로 역사였다. 그의 재위 기간에 윈스턴 처칠부터 리즈 트러스까지 15명의 영국 총리와 미국 대통령 12명이 스쳐갔다.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린 국장은 ‘세기의 장례식’으로 손꼽힌다. 다만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들과 아일랜드 등에서는 여왕을 ‘식민 제국의 얼굴’로 기억하기도 했다.

장쩌민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에 이어 중국의 ‘3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11월30일 96세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1989년부터 13년 동안 중국을 이끌었다. 이 시기 중국은 톈안먼 민주화운동(1989년), 한·중 수교(1992년), 홍콩 반환(1997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2001년) 등 굵직한 변화를 겪었다. 그의 집권기간 중국 경제는 연평균 9.3% 고속 성장하며 향후 주요 2개국(G2, 세계 양대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밑바탕이 됐다. 다만 장 전 주석이 민주화 요구를 무력 진압한 사실, 아들과 측근 ‘상하이방’의 비리로 대표되는 부패가 꼬리표로 남았다.

이 밖에 세계적 평화운동가인 틱낫한 스님이 1월21일 입적했다. 향년 95세. 베트남에서 태어난 그는 1960년대 베트남전쟁 반대 운동을 벌였으며, 전 세계에 명상과 불교의 가르침을 전파했다.

여성 최초로 국무장관에 오른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은 3월23일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체코 이민자 출신으로 ‘아메리칸드림’을 몸소 보여줬다는 평을 받는다.

문화계의 부고도 이어졌다. 프랑스의 영화감독 장뤼크 고다르는 9월13일 스위스에서 안락사로 91년의 생을 마쳤다. 영화 <그리스>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겸 가수 올리비아 뉴튼 존은 8월8일 73세를 일기로,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해그리드 역을 맡았던 배우 로비 콜트레인은 10월14일 72세를 일기로 우리 곁을 떠났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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