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기 불법 소지 등 이어 부패 혐의... 미얀마 軍政, 수지에 33년刑

김나영 기자 2022. 12. 3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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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어처구니없는 일”
2015년 11월 미얀마 총선을 앞두고 당시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끌던 아웅산 수지가 양곤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AP 연합뉴스

지난해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아웅산 수지(77) 미얀마 국가고문이 부패 혐의로 7년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이로써 수지 고문의 최종 형량은 도합 33년이 됐다.

3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 법원은 이날 수지 고문의 부패 혐의 5건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이같이 형량을 내렸다. 앞서 수지 고문은 무전기 불법 소지, 코로나 방역 수치 위반 등 혐의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법정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재판이 끝나며 군부에 의해 기소된 수지 고문에 대한 모든 재판 절차는 마무리됐다. 수지 고문은 현재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이다. 이번 판결 결과를 로이터통신에 전한 소식통은 “수지 고문은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수지 고문은 지난 1980년대부터 30여 년 동안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진두지휘했다. 이 공로로 199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그는 2016년 3월 문민 정부 출범의 핵심 역할을 했다. 수지 고문은 이후 미얀마 정부에서 국가고문 및 외교장관을 맡아 실질적으로 국정을 이끌었고, 미얀마 민주 정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작년 2월 그가 이끄는 집권 여당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총선에서 압승하자 미얀마 군부는 선거 부정이 자행됐다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쿠데타 이후 가택 연금됐던 수지 고문은 지난 6월부터 교도소에 수감됐다.

미얀마 군정의 행태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1일 미얀마 군정에 대해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수지 고문을 포함한 모든 정치적 억류자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군사 정권에 대한 좀 더 강력한 국제적 제재를 촉구하며 “수지 고문의 나이를 감안할 때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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