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홍보? 빅데이터? 디지털?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aha!’

엄민용 기자 2022. 12. 3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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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의 대표(오른쪽)가 대한민국 디지털 광고대상에서 동상(크리에이티브 디지털영상 부문)을 받고 있다.



창업 2년도 되지 않아 매출 취급고를 4배로 키운 광고·홍보회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아울러 창업 2년 만에 대한민국 디지털 광고대상 크리에이티브 디지털영상 부문 동상을 거머쥔 디지털마케팅회사도 화제를 모은다.

둘은 다른 회사가 아니다. 같은 회사다. 바로, ahacommincations(아하커뮤니케이션즈)라는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회사다.

그러나 아하커뮤니케이션즈의 김선의 대표는 “광고나 홍보, 디지털 마케팅 등의 업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현대는 광고와 홍보대행사, 미디어랩사, 디지털마케팅사, 애드테크, 데이터테크, MCN, 퍼포먼스마케팅, 방송사 등이 ‘업의 경계’ 없이 콘텐츠 경쟁을 벌이는 시대라는 것이 그 이유다.

김선의 대표(오른쪽)가 대한민국 디지털 광고대상에서 동상을 받은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실제로 광고회사라고 해서 TV광고나 유튜브 광고 영상만 기획하고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SNS 카드뉴스도 기획하고 제작한다. 디지털마케팅회사도 SNS 광고만 하는 게 아니라 TV광고를 기획하고 제작한다. 미디어랩사 역시 미디어 플래닝이나 바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기도 한다. 또한 빅데이터를 다루는 회사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광고를 기획하고 제작하며, 애드테크회사는 디지털 기술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제작한다.

태생적인 전문성으로 업을 구분하고 있지만, 더 이상 광고주나 공공기관에서는 소비자나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광고회사인지 홍보회사인지, 디지털마케팅회사인지 물어보지 않는다. 이렇게 모호한 경계,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아하커뮤니케이션즈가 주목받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아하커뮤니케이션즈는 현재 5명으로 구성된 아주 작은 회사다. 시작은 기획과 카피라이터, 아트디렉터 등 모두 3명으로 더 작게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이 일궈낸 성과는 작지 않다.

대한민국 디지털 광고대상에서 동상을 받은 아하커뮤니케이션즈의 김선의 대표.



그 원동력은 김선의 대표의 이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의 광고를 대표했던 웰콤(현재 웰콤 퍼블리시스)과 삼성그룹의 계열사이자 글로벌 광고회사인 제일기획, 세계적 글로벌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기업인 WPP그룹의 JWT korea, 미국의 글로벌 미디어·마케팅·홍보 기업으로 유명한 Omnicom 그룹의 DDB korea에서 카피라이터와 크리이에티브 디렉터로 일한 ‘실력파’다.

그는 대우자동차의 ‘쉿! 레간자’ 론칭 캠페인, 마티즈, 카스맥주, 오비라거, 하나은행, 파리바게트, 테팔, hp, 랑콤, 로레알, 삼성전자, KT, KTF, CJ(뚜레주르, 해찬들), LG유니참, 매일우유, 신한금융투자, 한국존슨앤존슨, 일렉트로룩스, 솔가, 퍼실, 농협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빅 브랜드 광고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여 왔다.

2017년 DDB korea 상무로 승진한 김 대표는 당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이미 그때도 디지털 마케팅과 애드테크로 인해 광고산업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예로, 광고주들은 큰 비용이 들어가는 TV 광고보다 타깃에게만 집중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프로그래매틱 광고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또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보고 싶은 시간에 버스나 지하철에서 이동하며 드라마나 예능을 보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 거실 앞에 TV나 유튜브 정도만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소비자와의 소통 과정과 방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김 대표는 머리로 깨달았으나 마음은 주저했다. 그러다가 2018년 한 홍보회사에서 “디지털마케팅을 경험할 수도 있다”는 말에 바로 이직을 했다. 디지털마케팅의 업을 가진 회사에서 수업료를 내고라도 직접 프로젝트에 합류해 도대체 디지털마케팅이 기존의 마케팅과 무엇이 다른지 공부하고 싶었기에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 회사를 직접 마주해 보니 애드테크를 활용한 디지털마케팅 프로젝트 사업은 없었다. 광고와 홍보를 모두 섭렵하면서 자신감은 더해졌으나 애드테크를 활용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를 경험해 보고 싶은 김 대표의 간절함은 더욱 깊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 숙제를 풀기 위해 2021년 10월 3일 개천절에 아하커뮤니케이션즈를 세상 밖에 내놓았다.

아하커뮤니케이션즈 김선의 대표(가운데)와 직원들이 축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 대표는 우선 몇 년 동안은 회사의 안정화를 위해 광고주 유치에 힘쓰면서 IMC 전략과 실행으로 성공적인 커뮤니켄이션 성과에 집중할 생각이다. 기존의 애드테크 플랫폼을 활용해 절묘한 콘텐츠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것이 눈앞의 목표이지만, 동시에 애드테크 플랫폼의 자체 개발에도 관심이 크다. 이를 위해 디지털 생태계는 물론 전문지식을 쌓는 데도 꾸준히 힘쓸 요량이다.

아하커뮤니케이션즈의 대표적 클라이언트로는 예금보험공사의 홍보대행, 컴포트랩의 종합 광고 대행, 카이스트 경영대학 홍보 등이 있다. 최근에는 체형별 브라렛으로 알려진 컴포트랩의 영상광고로 2022년 대한민국 디지털 광고 대상에서 동상(크리에이티브 디지털 영상 부문)을 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채 2년이 안 되는 짧은 기간에, 그것도 직원이 5명밖에 안 되는 아하커뮤니케이션즈가 이룬 성과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광고가 아무리 크리에이티브하거나 재미있거나 흥미로워도 구독을 하거나 애청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광고 영상 끝에 브랜드가 붙는 순간 소비자는 광고를 중지한다”며 “광고 담당자나 홍보 담당자는 대행사한테 섬세한 타기팅 전략과 타깃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콘텐츠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만나게 해주는 전략적인 과정을 요청하라”고 귀띔한다. ‘광고에는 구독자가 없어도 콘텐츠에는 구독자가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지론이자 철학이다.

“내 일은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제품을 사고 싶게끔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람들에게 어떤 통찰이나 삶의 감동을 주거나, 새로운 정보를 전하고, 사람들의 편견이나 선입견을 바꾸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일이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일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며 나아갈 생각이다.”

광고나 홍보, 디지털이나 빅데이터, 애드테크 등을 넘어 사람들에게 ‘아하!’라는 감정의 파도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2023년 새해 포부이자 각오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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