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핼러윈이 뭐죠?" "미국 축제요"‥골든타임 '이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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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명이 숨진 10·29 참사 직후 소방당국이 서울시와 경찰 등 관계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협조를 구했지만, 해당 기관들은 "핼러윈이 무엇이냐"고 되묻는가 하면 다른 기관의 소관이라며 책임을 떠넘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장 통제를 지휘해야 할 서울경찰청 상황실에도 소방당국의 협조 요청이 전파됐는데, 밤 11시쯤 전화를 받은 상황실 간부는 현장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다친 분들이 많이 생기셨냐"고 두 차례 질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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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명이 숨진 10·29 참사 직후 소방당국이 서울시와 경찰 등 관계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협조를 구했지만, 해당 기관들은 "핼러윈이 무엇이냐"고 되묻는가 하면 다른 기관의 소관이라며 책임을 떠넘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MBC가 국회 '용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용혜인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울종합방재센터 유관기관 상황전파 녹취록에 따르면, 방재센터는 참사 직후 관계기관 7곳에 33차례에 걸쳐 현장 상황을 공유했습니다.
소방당국이 서울시 재난상황실과 한 첫 번째 통화 내역에 따르면, 소방 근무자가 "오늘 핼러윈이라 이태원역 근처에 10명 정도가 깔려 있다"고 전파하자, 서울시 재난상황실 근무자는 "뭐라고요? 핼러윈이 뭐죠?"라고 되물었습니다.
소방 근무자가 "미국 축제 있잖아요, 핼러윈. 축제 하고 있거든요"라고 알려준 뒤에야 서울시는 "특이사항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며 통화를 마쳤습니다.
참사 60분 뒤 소방당국이 서울시 재난상황실과 재차 통화한 기록을 보면, 소방 근무자가 "축제 중단요청을 드린다"고 전달하자 서울시는 "중단 요청? 그걸 구청에 얘기해야 되나? 구청에"라고 되물었습니다.
소방당국이 곧장 용산구청 상황실로 전화를 걸었지만, 용산구 역시 "저희는 당직실이라 알 수가 없다"면서 "당직사관 전화(번호)를 알려 드릴까요?"라고 물었습니다.
현장 통제를 지휘해야 할 서울경찰청 상황실에도 소방당국의 협조 요청이 전파됐는데, 밤 11시쯤 전화를 받은 상황실 간부는 현장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다친 분들이 많이 생기셨냐"고 두 차례 질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상급 기관인 소방청 역시 서울소방 119상황실에 다섯 차례에 걸쳐 현장 영상과 사진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19상황실 근무자는 "지금 영상 송출할 정신이 없어서 무전으로 여러 번 요청했다, 영상 찍는 직원도 바빠서 확인이 안 된다"고 말했지만, 소방청은 "사진 좀, 카톡 좀 올려 달라"고 독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참사 발생 초기에 소방이 혼자 현장에서 고군분투할 때 관계기관들은 제대로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허둥지둥댔다"면서 "빠르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가능한 자원들을 동원할 수 있었다면 관계기관들의 대처도 더 빠를 수 있었던 만큼, 중대본 설치가 늦어진 데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10·29 참사 당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참사 발생 4시간이 지난 이튿날 새벽 2시 반쯤 설치됐으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에 대해 "소방서장이 응급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 중대본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일회성으로 이미 재난이 종료된 단계에서 중대본은 촌각을 다투는 문제가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자료제공: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
손하늘 기자(sonar@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2/society/article/6441149_356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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