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청약 한파 계속된다…투자하려면 이방법 노려라

정석환 기자(hwani84@mk.co.kr), 박만원 기자(wonny@mk.co.kr) 2022. 12. 3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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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부동산 전문가 설문조사
불황엔 경매가 아파트보다 유망
80%가 “청약률 반등 어렵다” 전망
정부에 바라는 부동산 대책은
DSR완화·규제지역 해제가 최다
법원 경매에 나온 주택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올 한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파트 청약시장이 내년에도 부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거듭된 금리 인상으로 ‘영끌족’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2023년 눈여겨볼 투자 물건으로는 ‘경매’가 꼽혔다.

매일경제신문이 국내 부동산 전문가 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부동산 시장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청약시장 경쟁률이 다시 반등 가능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78.8%(41명)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수요가 가장 몰리는 수도권마저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만큼 지방 청약시장은 더욱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약시장 침체에 내년 민간 아파트 분양 물량도 급감할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민영아파트 분양 계획 물량은 25만8003가구로 올해 계획 물량인 41만6162가구 대비 38%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 물량을 기준으로 보면 2014년 20만5327가구 이후 9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분양 계획이 줄어든 배경으로는 아파트 시장·분양 시장 ‘동반 침체’가 꼽힌다. 1만 가구 넘는 대단지로 많은 관심을 끌었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마저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하자 건설사들은 내년 초 분양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시장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투자자에게 추천할 부동산 상품(중복 응답 가능)’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3.8%(28명)가 경매를 꼽았다. 아파트(23명)와 재건축·재개발 입주권(22명)이 뒤를 이었다. 이미 최근 부동산 시장에는 빚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물건이 증가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달 전국 임의경매 등기 신청 건수는 2772건으로 월간 기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대출금이나 이자를 갚지 못하면 채권자가 담보로 받은 부동산에 설정한 근저당권 등 권리를 실행해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최근 경매에 나온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물건의 경우 27억원 매물 가격의 87%인 24억원을 대부업체에서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주인이 빚을 갚지 못하면서 대부업체가 임의경매를 신청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버티지 못할 집주인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만큼 임의경매 신청은 당분간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경매는 집행 절차 등을 고려하면 6개월 가량의 시차를 두고 물건이 경매시장에 나오는만큼 내년 실수요자들이 눈여겨볼만한 경매 물건이 쏟아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집중돼야할 분야’를 묻는 질문(중복응답 허용)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규제 완화와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꼽은 전문가가 각각 28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부는 최근 ‘2023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취득세 관련 중과세율을 완화했다.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을 높이는 등 세금·대출과 관련된 허들을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같은 기조에도 DSR 규제 완화는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았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DSR 규제 완화는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만큼 DSR 완화는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DSR 규제가 완화돼도 실수요층이 당장 매매시장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규제지역 추가 해제는 내년 초 이뤄질 전망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투기 지역 등 조정 지역에 관해 아직 일부 규제가 묶여있는데 해제 조치를 (내년) 1월에 발표할 예정”이라며 “규제 지역을 대거 해제하고 부동산 관련 징벌적 세금 중과 조치를 과감히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달 서울과 경기도 과천시, 성남시(분당·수정구), 하남시, 광명시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을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규제지역으로 묶인 지역들 역시 부동산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만큼 부동산 업계에서는 ‘노도강’ 등 서울 일부 지역 역시 규제지역에서 풀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까지 서울 노원구는 아파트 가격이 10.94% 떨어지며 지난 해 상승률 9.79%보다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도봉구 역시 10.72%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지는 등 서울 대부분 구에서 올해 들어 지난 해 상승률 이상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새해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전세가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들의 51%는 내년 전세가가 1~5%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5% 넘는 하락을 점친 의견도 21.5%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월세 선호 현상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응답자의 88.2%인 45명이 월세 선호 현상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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