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m 남겨두고 못 나왔대요"…신원확인 기다리는 가족들
순식간에 불구덩이로 변한 방음터널 속에서 다섯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 다섯명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잘 모릅니다. 너무 거센 불길에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신원확인이 아직 안됐습니다. 이 때문에 역시 다 타버린 차량의 번호로 사망자를 추정하는데, 가족들은 확인되지 않아야 할 신원확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여성 두 명이 안절부절 못하며 병원으로 들어갑니다.
곧장 향한 곳은 시신이 안치된 응급실입니다.
[아빠 같대, 아빠 같대. 아빠 아닐 거야.]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시신.
신원을 특정할 단서는 차량 번호였습니다.
사고 현장에 가족 차가 있었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차는 그 번호 그대로 우리 차. 맞다고? OOOO가 맞다고?]
제발 아니기를 바라면서 가야 하는 곳은 경찰서입니다.
그래도 우리 남편, 아버지가 맞는지 확인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계속된 조사.
가족들은 DNA를 채취하고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신원을 확인해야 가족 시신을 찾지만 확인되길 바라는 마음과 확인 안 되길 기도하는 마음이 뒤섞입니다.
[여기 입구에서 50m. 여기에 44대인가 45대가 쫙 있대. 그런데 우리 남편 차는 중간쯤에 있대. 앞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경찰은 가족들 DNA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감정 의뢰했습니다.
신원 확인 결과는 오늘(30일)이나 내일이면 나올 전망입니다.
가족들은 다시 한번 현실과 마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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