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전국 미분양 아파트 5만8027가구 ‘위험 수위’ 육박

한 달 새 1만여가구 23% 급증
서울 아파트 매매량 역대 최저

지난달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6만가구에 육박했다. 9~10월 두 달 연속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4만가구를 넘은 데 이어 ‘미분양 위험선’으로 판단하는 6만2000가구 수준까지 다가선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11월 주택통계’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 미분양은 5만8027가구로 전월(4만7217가구)보다 22.9%(1만810가구) 늘었다. 미분양 물량이 6만가구에 육박한 것은 2019년 9월(6만62가구) 이후 3년2개월 만이다. 현재의 미분양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경우 12월 미분양 물량은 6만2000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의 미분양 규모가 예사롭지 않다. 증가폭으로만 보면 수도권 미분양이 1만373가구로 전월(7612가구)보다 36.3%(2761가구) 늘었다. 하지만 지방은 미분양의 절대 규모 자체가 워낙 큰 수준이다. 지난 10월 3만9605가구보다 20.3% 증가한 4만7654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불과 한 달 새 미분양이 8049가구 늘어난 것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기준 7110가구로 전월(7077가구)보다 0.5%(33가구) 증가했다. 특히 부산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927가구로, 전월(845가구) 대비 9.7%(82가구) 늘었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가격 추가 하락 전망 등이 겹치며 아파트 매매시장은 전례 없는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올 들어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올랐고, 매매시장의 수요 부진이 청약시장으로 옮겨붙으면서 미분양을 늘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매매시장 부진은 계속돼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761건으로 2006년 1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3.1을 기록해 지난주(64.0)보다 더 하락했다. 매매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아파트를 매도하려는 수요가 더 많음을 나타낸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