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대만 남은 처참한 방음터널…불탄 차량·잔해로 전쟁터 같아
【 앵커멘트 】 어제 날벼락 같았던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는 2시간 23분 동안 이어졌습니다. 처음에 집게차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방음벽과 지붕을 삼켰고, 터널 안에 갇혔던 차들은 앙상한 뼈대만 남았습니다. 참혹했던 당시 순간과 화재 후 비참한 모습을 김세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고속도로 갓길에 세워진 폐기물 집게차 위로 불꽃이 솟아오르고,
터널 안은 회색 연기로 채워져 시야가 흐려집니다.
불은 순식간에 벽을 타고 올라갔고 방음터널 천장에서는 끊임없이 연기가 새어 나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뻘건 불길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터널을 가득 채웁니다.
이내 불은 터널 천장을 뚫고 뻗어져 나오고,
천장에서 불똥이 떨어지며 불은 삽시간에 번져 갑니다.
회색이었던 연기는 새카맣게 변해 하늘로 치솟습니다.
방음터널 바로 밑 도로에서나, 멀리 떨어져서 봐도 화재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대로 보여줍니다.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 29분 만인 오후 3시 18분, 큰불이 잡혔습니다.
완전 진화까지는 2시간 23분이 걸렸습니다.
불이 꺼진 뒤 터널은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불에 탄 600미터의 터널은 철골 뼈대만 남았고, 고립됐던 45대의 차량들도 까맣게 그을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도로 바닥에는 차량 부품과 플라스틱 방음판이 녹아 떨어져 타다 남은 검은 재들이 뒤덮여 전쟁터 같습니다.
화마가 할퀴고 지나간 도로엔 잔해와 상처만 남긴 채 시간이 멈춘 듯합니다.
MBN뉴스 김세희입니다. [saay@mbn.co.kr]
영상취재: 박준영·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오광환 그래픽: 박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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