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트’ 빠뜨려 KF-16 추락…군, 10년 넘게 몰랐다
[앵커]
지난달 공군의 KF-16 전투기 추락 사고는 정비 불량에 따른 엔진 정지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5백 원짜리 동전 2배 정도 크기의 너트를 끼우지 않은 게 원인이었는데, 군은 이 사실을 10년 넘게 알지 못했습니다.
김용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달 20일 추락한 공군 KF-16C 전투기는 엔진 연료펌프 손상이 사고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투기 엔진부 아래 쪽에는 기어박스라는 장치가 있는데, 이 안에 있는 연료펌프 구동축의 부품 하나가 빠져 있었습니다.
구동축을 단단히 고정하는 너트였는데, 정비 과정에서 아예 끼우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정 너트가 없었기 때문에 구동축이 흔들리면서 톱니바퀴가 비정상적으로 마모됐고, 엔진에 연료 공급이 안됐습니다.
당시 조종사는 공중에서 두 번이나 재시동을 시도했지만 연료 공급이 안되면서 엔진이 멈춰 전투기가 추락했고, 조종사는 비상탈출했습니다.
그런데 사고기에 너트를 결합하지 않은 건 12년 전인 2010년이었다고 공군은 설명했습니다.
엔진 기어박스는 4천 시간 가동한 후 정비창에서 점검을 하는데, 사고 기어박스는 2010년 정비 이후 900시간 정도 가동돼 정비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이 때문에 군은 10년 넘도록 이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공군은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기어박스 잔해 성분을 정밀 분석했고, 해당 너트의 금속 성분이 전혀 검출되지 않아 애초 너트를 빠뜨린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군은 F-16과 F-15에 탑재된 사고기와 같은 엔진 200여 대를 전수 조사했습니다.
조사를 마친 엔진 약 40대는 문제가 없어 다음 달 2일부터 비행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공군은 사고 원인이 '정비 불량'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12년 전 사고기의 정비를 맡았던 인력들을 대상으로 징계와 처벌 여부를 판단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김용준 기자 (ok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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