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형님은 못 따라나왔다"…필사적으로 탈출했지만 동료 잃어 눈물
【 앵커멘트 】 빠른 속도로 번진 불길과 연기가 방음터널 내부에 가득 차면서 차량 비상등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고 합니다. 이번 사고로 40년 지기 동료를 잃은 사람도, 함께 차에 있던 이도 잃었는데, 경찰은 사망자들의 시신을 부검하고 DNA 검사를 진행한 뒤 유족들에게 인계하기로 했습니다. 홍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시뻘건 불이 벽을 타고 빠르게 번지고,
연기도 계속 뿜어져 나오면서 터널 안은 순식간에 암흑천지로 변했습니다.
머리에 화상을 입었지만 다른 차들의 꽁무니에서 깜박이는 비상등을 보면서 내달려 탈출에 성공한 조남석 씨.
하지만, 형님으로 모시던 직장 동료를 잃고 말았습니다.
▶ 인터뷰 : 조남석 / 피해 차량 운전자 - "뜨거워서 나가자 하고서 뛰어나왔는데, 그 형님은 못 따라온 거죠."
생사를 오가는 긴박했던 순간이었지만, 동료를 챙기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무거워진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조남석 / 피해 차량 운전자 - "맨정신이 아니니까, 불길 피해서 왔으니까…. 나중에 정신 차리고 나와서 뒤에 쳐다보니까 안 보이는 거예요."
차에서 탈출을 못해 목숨을 잃은 사람은 또 있습니다.
사망자의 40년 지기 동료는 전화통화에서 "연기를 좀 마셨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게 마지막 대화가 될 줄은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 인터뷰 : 희생자 동료 - "DNA로 확인할 수밖에 없대요. 탈출을 못 한 거지…. 전화 끊기고 거기서 (문을) 못 열고 나온 거예요."
갑작스런 사고 소식에 유족들도 병원으로 달려왔지만, 화재로 시신이 훼손되면서 신원 확인이 어려워 애를 태웠습니다.
경찰은 고인들에 대한 부검과 DNA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홍지호 / 기자 - "DNA가 확인되는 대로 희생자들은 유가족들에게 인계될 예정인데, 결과가 나오려면 2~3일 정도 걸리기 때문에 빈소가 마련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취재 : 안지훈 기자·윤두메 VJ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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