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화재 어떻게 번졌나?..."펑 소리 나더니 큰 불길"
[앵커]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 사고로 사망자 5명과 부상자 40여 명에 달하는 큰 인명 피해가 났습니다.
화물차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터널 안 전체로 번져나갔을까요?
황보혜경 기자가 시간대별 정리했습니다.
[기자]
3차로에 세워둔 화물차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이미 터널 안은 트럭에서 내뿜는 연기로 자욱합니다.
운전석은 마치 용광로처럼 불길이 집어삼켰습니다.
"앗 뜨거워."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나들목 인근 도로에서 불이 난 건 오후 1시 50쯤.
터널을 달리던 5톤짜리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이 불이 터널 안 방음벽으로 옮겨붙으면서 삽시간에 번졌습니다.
화재 발생 20여 분만인 오후 2시 11분,
소방당국이 관할 소방서 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지만, 불길이 잡히지 않자 10분 뒤 대응 2단계로 격상했습니다.
이때 현장은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불덩이를 피해야 하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습니다.
[한광우 / 화재 목격자 : 폭발로 인해서 불꽃이 튀어서 주변으로 떨어지고 그랬죠. 만약 바람이 반대 방향으로 불었다면 대피하지도 못하고….]
소방당국이 불길을 완전히 잡는 데 걸린 시간은 2시간 20여 분.
이후 남긴 상흔은 처참했습니다.
반대 차선에 있던 차량 운전자 등 5명이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40여 명이 얼굴에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들이마셔 다쳤습니다.
전체 터널 830m 가운데 70%가 타버렸고, 다급히 대피하며 몸만 빠져나간 차량 40여 대는 새까맣게 뼈대만 남았습니다.
트럭 기사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운전하다 갑자기 '펑'하는 소리가 난 뒤 차량 조수석 아래쪽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어 차를 3차로에 댄 뒤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시도했지만, 불길이 잡히지 않아 대피했다고 설명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화재 전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키운 혐의로 A 씨를 입건하고,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사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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