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가 위해 역할 해달라"…MB "尹정부 성공 기도하겠다"(종합)
"독방 있을 땐 건강하지 못해…마음의병, 약 끊고 성경책 읽어"
(서울=뉴스1) 이밝음 신윤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신년 특별사면으로 4년9개월 만에 사면·복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 "빨리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뒤 "나는 이렇게 건강한데, 윤 대통령이 내가 건강한 모습을 보지 못했으니 걱정이 돼서 전화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과 약 2분가량 통화하면서 "전직 대통령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고, 이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에는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비롯한 옛 친이계 인사들이 대거 결집했다. 권성동·윤한홍·류성걸·태영호·박정하 의원 등 현역 의원들도 참석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 전 대통령께서 공개발언하셨듯이 나라가 잘되도록 기도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자기 역할은 거기에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당 대표 출마에 관한 언급이 있었냐는 질문엔 "그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한 말씀이 안 계셨다"며 "이 정부가 잘 되는 것이 결국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길이니까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현역 정치인들이 뒷받침을 잘해라 그런 말씀이 계셨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감옥에 있는 동안 19~23세 청년들에게서 많은 편지를 받았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젊은 친구들한테 편지를 통해 격려를 많이 받아서 기운을 낼 수 있었고, 그런 면에서 선거가 잘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며 "젊은 세대들의 정신과 생각이 굉장히 올바르기 때문에 우리 기성세대들이 젊은 세대들이 잘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하자"고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설명했다.
한 고등학생은 이 전 대통령에게 '나쁜 대통령인 줄 알았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일을 제일 많이 한 대통령'이라는 편지를 보냈고, 이 전 대통령은 "젊은 친구들도 많이 변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지금은 내가 이렇게 건강하지만 처음에 독방에 있을 땐 건강하지 못했고, 잠을 못 자서 약을 많이 먹었지만 도움이 안 됐다"며 "약으로 치유할 병이 아니라 마음의 병이라 생각해 약을 먹지 않고 성경책을 읽었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그러면서 "성경에서 결국 용서하고 사랑하라는데 나한테는 용서와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서 정말 불쾌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을 용서하기 시작하고, 그들도 나름의 사정이 있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하자 저녁에 잠이 오기 시작했다"며 "사랑까지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또 이 전 대통령은 "(감옥에서) 나왔을 때 어깨도 펴고 허리를 꼿꼿하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평소에 건강관리를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이 전 대통령이 이날 "여러분들에게 걱정을 끼쳐서 미안하다"고 여러차례 사과했다고도 전했다.
한편 태영호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이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북한에서 와서 자유와 민주주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누구보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도 열심히 다니고 사람도 많이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가 지역구인 태 의원이 "이 전 대통령이 돌아와서 한 표를 더 얻은 셈"이라고 하자 이 전 대통령은 "맞다. 내가 왔으니까 한 표가 더 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입원 중이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한 후 소망교회를 들러 오후 1시55분쯤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먼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것에 심심하게 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정의롭고 공의(公義)로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다시 경기 번영을 통해 국민 모두 특히 서민층이 일자리를 얻고 복지가 강화되는 좋은 나라가 되도록 여러분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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