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선 강탈당했네”…거부할 수 없는 ‘붉은 유혹’ 시작됐다

고보현 기자(hyunkob@mk.co.kr) 2022. 12. 3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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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대의 쇼’ 물랑루즈
이달 개막후 관객 끌어들여
첫날 등장한 원작 영화감독
“한국 뮤지컬 놀라워” 찬사

올 겨울, 어쩌면 이 공연 하나로 충분하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겠다. 지상 최대의 화려한 쇼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힌 뮤지컬 ‘물랑루즈!’가 최근 개막 직후 관객들을 홀린 듯이 무대로 끌어들이고 있다. 29일 기준 온라인 예매사이트 인터파크 티켓에서 월간 1위를 차지하는 등 흥행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 모양새다.

“한국은 그저 놀라운 나라입니다. 정말 놀라워요.” 뮤지컬 ‘물랑루즈!’의 첫 공식 오픈날이었던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는 원작 영화감독인 바즈 루어만이 무대에 깜짝 등장해 이 같은 소감을 남겼다. 직접 공연을 관람한 루어만 감독은 “전세계 물랑루즈 프로덕션을 봐왔지만 이번 한국 공연에서 본 저력과 아름다움은 훨씬 대단한 것 같다”며 “더욱 놀라운 것은 다른 나라 어디에서도 이렇게 젊은 관객들은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국 공연계의 미래가 매우 밝다”고 극찬했다.

이달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한 뮤지컬 ‘물랑루즈!’ 공연모습. <사진제공=CJ ENM>
◆‘최고급’ 화려함 자랑하는 무대·의상·소품

뮤지컬은 제 74회 토니상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10관왕 달성, 미국 영국 주요 시상식에서 총 36개 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건 천장에 매달린 10개의 샹들리에와 함께 1700여석 대극장을 꽉 채운 무대 세트다. 객석 한쪽에는 거대한 풍차가, 다른 한쪽에는 극중 사틴의 분장실로 나오는 코끼리 모형이 관객을 반긴다. 뮤지컬 ‘물랑루즈!’는 브로드웨이 개막 당시 2800만 달러 규모의 사전 제작비로 화제를 모았다.

미국 호주 영국 독일을 거쳐 이달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 공연에서는 무대와 의상, 소품, 가발 등이 전세계적으로 같은 수준을 유지하도록 만들어졌다.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느낌이 살도록 대부분의 무대작업을 미국, 호주, 프랑스 등 해외 제작소에서 만들어 공수했다.

극중 파리 호화 클럽 물랑루즈의 스타 가수 사틴 역을 맡은 아이비와 김지우는 두 배우가 호주를 방문해 의상 피팅을 진행했다. 아이비는 “사틴이 입는 16벌의 의상디자이너가 모두 다르다”며 “16명의 장인이 모두 한국에 올 수 없어 우리가 직접 간 것”이라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이달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한 뮤지컬 ‘물랑루즈!’ 공연모습. <사진제공=CJ ENM>
◆‘최정상’ 가수 히트곡 합친 70여개 넘버

‘물랑루즈!’의 가장 큰 특징은 70여곡이 넘는 노래가 삽입된 ‘매시업(mash up·여러 개의 노래를 따와 새로운 하나의 노래로 만드는 것)’ 뮤지컬이라는데 있다. 무대에선 마돈나부터 비욘세, 레이디가가, 아델, 리한나 등 당대 최고 가수의 히트곡 향연이 펼쳐진다. 한국어로 번역됐음에도 어색하지 않다. ‘웰컴 투 더 물랑루즈’ ‘다이아몬드는 영원해’ ‘백스테이지 로맨스’ ‘컴 왓 매이’ 등의 넘버는 팝에 대해 정통한 관객도, 그저 흥겨움을 바라는 관객에게도 귀가 즐겁다.

공동프로듀서로 제작에 참여한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부장은 “미국 트라이아웃 공연에 참여했던 첫 순간이 또렷하게 기억난다”며 “독창적이고 화려한 넘버에 감탄하며 공연예술이 선사할 수 있는 스펙터클함의 정점을 마음껏 즐겼다”고 전했다. 작품은 70여개 곡을 무대에 올리기 위한 사전작업을 준비하는 데만 10년이 넘는 기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한 뮤지컬 ‘물랑루즈!’ 공연모습. <사진제공=CJ ENM>
◆’최정예’ 배우, 앙상블 군단 모여 완성도 UP

화려한 무대뿐 아니라 그 속을 채우는 출연진의 진면목도 빛난다. 사랑에 빠진 무명 작곡가 크리스티안 역을 맡은 홍광호 이충주, 클럽 물랑루즈의 빛나는 스타 사틴 역의 아이비 김지우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돈으로 사랑을 살 수 있다고 여기는 몬로스 공작 역은 손준호와 이창용이, 클럽 물랑루즈의 관리인 지들러는 김용수, 이정열이 감초역할을 맡았다.

수준 높은 앙상블에게서도 눈을 뗄 수 없다는 호평이 이어진다. 공연 시작 10분 전 무대에서는 뇌쇄적인 분위기의 댄서들과 중절모 신사들이 클럽을 거니는 ‘프리쇼’를 펼치며 분위기를 압도한다. 사틴 배역과 함께 주요 안무를 소화하는 댄서 4인은 시종일관 강도 높은 칼 군무를 완벽하게 선보인다.

루어만 감독은 “배우들의 가창력이 굉장히 뛰어나다”며 “크고 화려한 연기부터 낮고 조용한 내면 연기의 대조를 훌륭하게 해낸다”는 평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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