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 올해 최악의 결말로 꼽히는 이유[초점S]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올 한해 JTBC 드라마 농사를 성공으로 이끈 '재벌집 막내아들'이지만 끝난 뒤에도 개운치 못한 엔딩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종영한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시청률 26.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2020년 방송된 '부부의 세계' 최종회가 기록한 28.4%에 이은 JTBC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은 기대작이다. 뚜껑을 열기 전부터 끓고 있었지만, 방송 이후는 더 대단했다. 3일 연속 방송과 함께 끝없이 시청률이 치솟았다.
특히 원작이 웹소설계 유명 히트작인 만큼 '재벌집 막내아들'은 최근 웹소설계 트렌드인 '회빙환'(회귀, 빙의, 환생) 코드를 이용한 사이다 전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미래를 모두 알고 과거로 회귀 겸 빙의한 진도준의 전지전능한 모습, 경쟁자 응징, 부 축적 과정이 대리 만족의 통쾌함을 안겼다. 물론 러브라인이 스토리에 잘 붙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굵은 줄기로 전진하는 진도준(송중기)과 진양철(이성민) 회장의 케미스트리가 연일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엔딩에선 인기의 핵심인 '진도준의 성공' 대신, 진도준을 갑작스럽게 죽이고 윤현우(송중기)로 시작해 윤현우의 복수로 끝을 맺는 것을 선택했다. 원작에선 진도준이 회장에 오르는 것과 다른 결말이다. 윤현우로 시작한 복수를 윤현우로 끝내는 수미상관을 이룬 결말이지만, 시청자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2회부터 15회까지 응원했던 진도준이라는 주인공의 복수가 허망하게 끝나버린 탓이다.
드라마적으로는 윤현우로 출발했으니 자신의 몸으로 돌아오는 것이 던진 설정을 회수하는 길이다. 그러나 '대리만족'에 몰입한 시청자들은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진도준으로 성공하는 것을 더 응원한다는 점을 간과했다. 개연성은 덜해도 통쾌함이 우선이었던 시청자들에게는 가장 소중한 것을 앗아가는 결말인 셈이다.
대구시장 홍준표는 한 사람의 시청자로서 "분노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마치 '구운몽'을 연상시키는 반전에 시청자들은 속았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으니 분노하지 않을 수 있나"라며 "신나게 바이킹 타다가 정상에서 추락한 기분이다"라고 표현헀다.
쌍천만 영화 '신과 함께' 원작자인 주호민은, 주인공 진도준을 갑작스러운 사망에 이르게 한 전개에 대해 "작법 구조상 작가들이 그렇게 안 쓴다. 한 번은 나올 수 있지만, (덤프트럭 사고가)두 번이 나오는 게 말이 안 된다. 트럭 운전하는 분들이 킬러도 아니고, 화물 연대에서 항의해야 된다. 무슨 돈만 주면 기사들이 사람을 다 쳐버리냐"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 드라마 시청자들에게는 '파리의 연인' 엔딩 트라우마가 DNA에 새겨져있는 만큼, 지금까지 복작거리며 쌓아온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는 엔딩을 유독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올해 최악의 결말로 꼽히는 또 다른 드라마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MBC '빅마우스'도 같은 이유로 일부 시청자들에게 불만을 자아낸 경우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내내 남여주인공의 풋풋한 사랑을 그리다가 결국 이어지지 않는 엔딩으로 원성을 자아냈다. '빅마우스'는 해결사로 고군분투하던 여자 주인공이 결국 암으로 숨을 거두고, 법으로 악을 응징하려던 남자 주인공은 결국 사적 복수로 끝을 내며 아쉬움을 안겼다. 두 작품 모두 높은 화제성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기에 더욱 실망이 컸던 경우다.
이처럼 올 한해도 '사이다 전개'와 꽉 닫힌 해피엔딩을 선호하는 시청자들의 경향이 더욱 짙어진 가운데, 2023년에는 어떤 작품이 흥행작의 바통을 이어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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