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권성동, 윤심 러브콜 경쟁…당내외 '우려'도
조금 전에 권성동·김기원 의원의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요. 친윤계 당권주자들의 윤심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김기현 의원이 김장연대로 치고 나가자 권성동 의원도 세 과시에 나섰는데요. 어제(29일) 윤석열 대선 캠프 인사 300명과 송년회 모임을 열었죠. 당 내외에서는 윤심 마케팅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최재형/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소위 윤심 마케팅, 이거는 오히려 당의 어떤 그 역량을 축소시키고 그다음에 당대표와 또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야 되는데 그 효과를 감소시키는 그런 위험성이 있지 않나, 그렇게 걱정이 됩니다. 새로운 당 지도부도 우리 당의 다양한 목소리를 아울러서 갈 수 있는 그러한 열린 마음을 가지고 당을 이끌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장, 부디 이번 전당대회에서 윤심 마케팅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는데요.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당권 주자들의 윤심 구애 경쟁은 뜨겁습니다. 특히 두 사람의 열성적인 마케팅이 두드러지는데요. 김기현 의원과 권성동 의원입니다. 지난 28일 원주와 횡성에서 당원 연수가 열렸죠. 이 자리는 삽시간에 윤심 구애의 장으로 바뀌었습니다.
[김기현/국민희힘 의원 (지난 28일) : 자기는 죽어도 대통령을 살리고 우리 당을 살리는 모습. 자기는 그림자처럼 뒤에서 뒷바라지하는 모습으로 해야 한다. 이런 얘기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당 지도부가 구성됐으면 좋겠다.]
[권성동/국민희힘 의원 (지난 28일) : 우리 의원들이 주저주저할 때 제가 제일 앞장서서 가서 윤석열 대통령 만났고, 예선 캠프, 본선 캠프 제가 다 꾸리고 제가 다 심부름했습니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실패하면은 정치인 권성동도 실패한 인생이 되는 겁니다.]
권 의원, 윤석열 대통령과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는데요. 김 의원은 한술 더 떠 자신은 죽더라도 윤 대통령은 살리겠다는 결기를 보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윤심 레이스에서 김 의원이 좀 더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이 나오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지난 27일) : 김장은 이제 다 담갔다고 생각하고요.]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 28일) : 장제원 의원이 이제 윤석열 대통령의 가장 가까이 있는 측근이다. 그러므로 결국은 김기현 의원이 장제원 의원을 거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갈 수 있는 그런 확실한 사람이다라는 인증을 해 준 거죠.]
장제원 의원, 영원한 브라더라던 권성동 의원 대신 김기현 의원과 손을 잡았죠. '김장연대' 가동과 동시에 김 의원이 벌써 두 번이나 대통령 관저를 다녀왔다는 소식도 들려왔는데요. 지난달 30일 독대에 이어 지난 17일에는 윤 대통령 관저에서 부부 동반 송년 만찬을 함께 했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선 김 의원의 당권 도전과 관련해 긍정적인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박수영/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 음성대역) : 당대표 후보 중 3시간 단독 만찬과 부부 동반 만찬은 김기현 전 원내대표뿐이군요.]
권성동 의원은 위기감을 느꼈나 봅니다. 자신이 윤석열 정부 탄생에 기여했던 주역임을 상기시키려고 노력 중인데요.
권 의원,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 300여명과 만났습니다. 이른바 국민캠프 송년회를 열고 세 과시에 나섰는데요. 캠프에서 실무자급으로 활동했던 원외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친이준석계인 허은아 의원을 밀어내고 서울 동대문구을 지역의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된 김경진 전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김경진/전 의원 (어제) : 조직위원장이 된다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이 자리에서 권 의원은 한층 적극적인 윤심 러브콜로 김장연대에 맞섰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어제) : 우리가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 때처럼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그 초심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그때의 의지와 열정을 되살리자, 신발끈을 동여매자.]
윤 대통령의 지지율 관리에도 나섰습니다. "지지율을 더 높이기 위해선 당정이 일체돼야 한다"고 주문했는데요.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어제) : 우리는 남이 아니고 하나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국민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이런 국민과 대한민국,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하나가 됩시다, 여러분! {파이팅! 권성동! 권성동! 권성동!}]
참석자들이 다 같이 '권성동!'을 연호하자 순간 머쓱했나 봅니다. 권 의원은 분위기를 재빨리 윤 대통령을 위한 세레나데로 전환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 우리는 윤석열을 위해 존재하니까 '윤석열'을 외쳐봅시다. {윤석열! 윤석열! 윤석열!}]
당내에선 두 주자의 윤심 마케팅을 차마 못 보겠다며 고개를 돌린 이도 있습니다. 비윤계 대표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인데요.
[유승민/전 의원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 어제) : 또 어떤 분은 '윤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민심이다' 이런 정말 어떻게 보면 가슴이 웅장해지는 그런 윤비어천가까지 부르고 이러던데 그러다 이제 조금 있으면 '윤심이 천심이다' 그럴 거예요. 그런데 그게 이 정권의 성공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
유 전 의원은 김 의원과 권 의원이 스스로 윤 대통령의 하수인을 자처하고 있다고 평가 절하했는데요. 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노예가 되는 꼴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얼마나 정치인이 스스로 빛을 내고 스스로 발광을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고 누구 이름을 팔아가지고 누구한테 맹종하고 아부해가지고 그걸로 당대표가 된다? 그러면 국민들이 얼마나 비웃겠습니까. 국민의힘 당대표는 그냥 윤석열 대통령의 아주 그냥 노예, 하인 같은 사람이다.]
삼권분립, 국가 권력의 작용을 입법·행정·사법의 셋으로 나눈 것을 말하죠. 서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인데요. 여당 역시 국회의 일원으로서 행정부를 견제할 의무가 있겠죠. 유 전 의원은 삼권분립의 순기능을 강조했습니다. 여당 대표라는 이유로 무조건 대통령이 다 옳다고만 해선 안 된다는 건데요.
[유승민/전 의원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 어제) : 왜 우리 여당이, 여당도 전부 다 국회거든요. 왜 여당이 대통령에 대해서 그렇게 시시비비를 가려서 옳고 그름을 가려서 비판할 거는 비판하고 잘한 거는 도와주고, 그게 저는 건전한 여당의 모습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그럼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처신할 겁니다.]
민주당도 국민의힘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애초 민주당은 윤핵관인 권성동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가 되면 땡큐라고 했었죠.
[최민희/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CPBC '오창익의 뉴스공감' / 지난 14일) :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가 되는 합리적 보수정당, 개혁적 보수정당이 민주당 입장에선 가장 대하기 어려운 상대죠. 그래서 같은 논리로 유승민 대표 후보가 나오면 민주당이 역선택을 한다, 민주당은 역선택하면 권성동 대표 뽑겠죠. {그렇겠죠. 이게 민주당의 속내인 것 같습니다. 유승민 되면 안 돼, 이준석 안 돼, 권성동 환영.} 환영까지는 그렇지만 어쨌든 역선택을 굳이 문제 삼으면 아마도 민주당 지지자들은 권성동을 뽑을 거다.]
하지만 이제는 윤심 경쟁에 매몰된 국민의힘을 보면서 애처로운 감정이 드나 봅니다. 박지원 전 원장은 보수가 이미 분열의 길로 들어섰다고 염려를 나타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국민의힘에는 올 것이 왔다. {올 것이 왔다는 건 어떤 의미입니까?} 비윤 학살이 시작됐잖아요. 모두가 친윤으로 포진을 하잖아요. 이건 빨라도 너무 빨라요. 도둑질도 너무 빨라. 그러면은 비윤들이 그대로 있겠느냐, 이건 보수의 분열로 이미 들어섰다.]
박 전 원장은 전당대회 룰 변경도 결국 비윤계 학살을 위한 전초전이라고 평가했는데요.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확실한 친윤 단일 정당이 되려 한다는 겁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저는 이번 전당대회의 룰 100% 당원, 그리고 결선투표 이런 것은 벌써 한마디로 유승민 전 의원이 당대표가 되지 않도록 '유승민 당신이 되는 것은 죽어도 못 한다, 못 본다' 이거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비윤, 소위 유승민 전 의원하고 가까운 분들은 칼질을 하고 있는데, 저는 이렇게 빨리할 줄은 몰랐어요.]
오늘은 두 친윤 당권 주자의 윤심 마케팅과 이를 둘러싼 당내외 분위기를 살펴봤는데요. 윤심 마케팅을 벌이는 이유, 윤심 아니면 모두 틀렸다는 생각 때문일 텐데요. 그럼 윤심과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은 식구가 아니라는 걸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영화 속 한 장면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영화 '비열한 거리' : 식구란 건 말이여. 같이 밥 먹는 입구멍이여. 그러면 저 혼자 따로 밥 먹겠다는 X은 뭐여. 그건 식구가 아니라 호로XX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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