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존경 착각…속죄하며 살라" 與 "사면 진정성 더렵혀"(종합)
與 "민주당 또다시 정쟁의 시궁창 몰아가"
(서울=뉴스1) 노선웅 정재민 기자 = 야권은 30일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국민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라"며 이 전 대통령뿐 아니라 사면을 결정한 윤석열 대통령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에 여권에선 "민주당이 온갖 오물을 투척하며 사면의 진정성을 더럽히고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 이 전 대통령이 자택으로 돌아와 소감을 밝혔다. 내용을 들으며 허탈한 웃음만 나온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하고 기도함으로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마치 자신을 깨끗하게 살아온 존경받는 전직 대통령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대한민국이 정의롭고 공의로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돼야 한다'는 말도 기가 막힌다"며 "정의와 공의는 이 전 대통령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염치가 있다면 미납된 벌금 82억원부터 납부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국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뇌물수수, 횡령 등 온갖 부정과 비리를 저질러 나라를 뒤집어 놓았다. 사면·복권되니 죄도 사라진 줄 아는 것 같다"며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사면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역사에 오점으로 기억될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명박씨가 죗값을 전부 치르지 않은 채 풀려나왔다"며 "대한민국의 삼권분립이 무력화된 날"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외치던 '공정', '상식' 또한 사망했다"며 "윤 정부는 이명박씨와 국정농단의 주범들을 사면함으로 스스로 죄를 지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범죄자, 부패 정치인, 국정 농단 핵심 인사 사면은 '국민통합'은커녕 국민이 이룬 촛불 혁명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정치 행위에 불과하다"며 "정부·여당이 남긴 유전무죄의 법칙은 앞으로도 한국 정치에 지우기 어려운 큰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지난 5년,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 아래 자신의 반대쪽에 있었던 정치 인사들을 청소하다시피 잡아넣었다"며 "이를 정쟁화해 국민을 둘로 쪼개고 '서초동 대 광화문'이라는 극단적 진영 대결을 나서서 조장했다"고 쏘아붙였다.
양 대변인은 "세대갈등, 남녀갈등, 지역갈등, 계층갈등.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우리 사회의 온갖 상처들을 헤집으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의 마음에 깊은 흉터를 남겼다"며 "윤 정부는 이처럼 양극화된, 갈등이 일상화된 진흙탕 위에 탄생했다. 윤 정부는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하나 된 대한민국을 이뤄나가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사면심사위원회를 통해 여러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바탕으로 행사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사회 통합과 갈등 해소를 위해 깊은 고심 끝에 이번 사면 명단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민주당은 또다시 정쟁의 시궁창 속으로 이를 몰아가고 있다"며 '김경수 전 지사에 대한 복권 없는 사면은 잘못됐다', '정경심 전 교수의 사면이 이뤄졌어야 한다', '부패 세력과 적폐 세력을 풀어준 대방출 사면' 등 문제삼은 발언들을 언급했다.
또 "사사건건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스토킹하며 침만 뱉는 민주당의 행태에 기가 찬다"며 "촛불 국민의 염원을 품고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5년 만에 몰락한 이유를 민주당이 아직도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분열의 정치, 뺄셈 정치로는 더 이상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없다"며 "윤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부숴버린 민주주의의 토대를 화해와 포용을 바탕으로 다시 바로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buen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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