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술자리에 혹사당한 간"...3가지 원칙 지키세요
약속이 늘어나는 연말이다. 친구, 동료, 가족들과 한 해 소회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음주가 곁들여진다. 술자리의 정감이야 탓할 게 없지만, 연속된 술자리가 ‘간’을 혹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유의해야 한다.
간은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 대사에 관여하는 기관이다. 영양분을 저장하고 소화작용을 돕는 담즙산을 만들기도 한다. 약물이나 유해 물질을 해독하는 것 역시 간의 역할로, 우리가 섭취한 알코올의 약 90% 이상은 간이 분해한다. 음주가 간에 좋지 않은 이유다.
연말연시 혹사당한 간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식생활습관을 교정하고 간에 필요한 영양성분을 보충해서 알코올에 지친 간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탄수화물 피하고, 단백질∙비타민 풍부한 식품 선택하세요"
간 건강을 지키는 식사법의 기본은 모든 것을 골고루 먹되 간에 나쁜 음식은 피하는 것이다. 탄수화물은 과다 섭취 시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6월 서울시 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 운영) 소화기내과 김원 교수팀은, 하루 섭취 칼로리의 70% 이상의 탄수화물을 섭취한 그룹은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한 그룹에 비해 지방간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간에 좋은 식품은 콩, 생선, 기름기를 제거한 살코기 등으로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단백질이 간세포 재생을 도와 간 기능을 개선하기 때문이다. 또, 비타민과 무기질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간의 해독작용에 구리, 망간, 비타민 C, 비타민 B군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을 충분하게 섭취하면 간 내 각종 대사를 촉진하고, 간세포의 재생을 도울 수 있다.
"술 마셨으면 최소 3일은 쉬세요"
간이 건강하려면 금주해야 한다. 술은 직접적인 간 손상을 유발할 뿐 아니라 이차적으로는 지방간염, 간경변증, 간암을 유발하는 위험인자이기 때문이다. 비싼 술을 마시면 간 손상이 덜할 거라는 오해는 금물이다. 중요한 건 순수 알코올의 양으로, 간 건강을 위해서는 남성은 하루 40g(소주 4잔) 미만, 여성은 하루 20g(소주 2잔) 미만의 알코올 섭취가 권장된다. 권장량 이상 과잉 섭취하면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되고, 알코올의 대사산물에 의해 간세포가 손상되며 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음주 후 최소 3일 정도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간이 회복할 시간을 주기 위함이다.
"간에 좋은 영양소를 보충하세요"
연말 과음으로 간 건강이 걱정된다면 의약품이나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간 건강에 이로운 성분으로는 '밀크씨슬'과 'UDCA'를 꼽을 수 있다. 밀크씨슬의 핵심성분인 실리마린은 활성산소를 제거해 간세포를 보호하고, 해독 작용으로 음주 후 지친 간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UDCA(우르소데옥시콜산) 역시 항산화 작용을 통해 간세포를 보호하고 간세포 손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담즙' 생성을 촉진해서 체내로 유입된 독소 물질의 배출을 돕기도 한다. 이 밖에도 UDCA는 간에서 담즙의 분비를 촉진해 담즙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고, 담즙 순환을 원활하게 해서 담석을 예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간 건강을 돕는다.
UDCA 관련 최근 이슈도 주목해볼 만하다. UDCA가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성분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로 영국 케임브리지대(University of Cambridge)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이다. 연구팀은 "UDCA는 코로나19 백신이 효과가 없거나 접종을 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효과적이고 저렴한 예방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오랫동안 병원에서 썼기 때문에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돼 코로나19 위험군에게도 바로 처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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