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N] "강한 남자 필요 없어" 2023년에 만나고 싶은 공주 캐릭터 총정리

양진하 2022. 12. 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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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너한테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면
크고 강한 남자가 필요하다고 했니?
그렇다면 공주가 확실해.
'주먹왕 랄프2'(2019)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주먹왕랄프2에 다함께 등장한 디즈니 공주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공주의 조건이, '크고 강한 남자를 만나 문제를 해결하기'라니. 이 말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공주들 스스로가 한 말이랍니다. '주먹왕 랄프2'(2019) 주인공 바넬로피가 "자신도 공주"라고 하자 디즈니 공주들이 묻는 질문인데, 디즈니 공주들의 통렬한 자아비판이었던 셈이죠.

위기에 빠진 공주에게 왕자가 필요하다는 공식은 디즈니에 공주가 처음 등장한 1930년대부터 시작됐습니다.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1937), '신데렐라'(1959), '잠자는 숲속의 공주'(1959) 처럼요. 하지만 2023년의 공주는 좀 달라야하지 않을까요? PRAN은 월트디즈니가 공식적으로 '공주'라고 분류하고 있는 14개 작품 속 캐릭터들을 대상으로 '이상형 공주 찾기'를 진행해 봤어요.


안나와 엘사(겨울왕국) VS 오로라(잠자는 숲속의 공주)

프란 '다른 이미지로 저장' 편 캡쳐

‘겨울왕국’(2013)과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공통점은, 마법에 빠진 공주의 저주를 풀기 위해선 진정한 사랑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죠. 진정한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부분은 왕자님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겨울왕국'에서 얼어붙은 안나의 몸을 녹인 건 언니 엘사의 사랑이었죠. 자매애, 여성들의 연대라는 의미를 일깨운 ‘겨울왕국’의 결말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디즈니 공주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 같았어요. 방안에 누워 왕자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오로라보다, 안나와 엘사를 선택한 이유입니다.


에리얼(인어공주) VS 라푼젤(라푼젤) VS 모아나(모아나)

프란 '다른 이미지로 저장' 편 캡쳐

‘인어공주’(1989), ‘라푼젤’(2010), ‘모아나’(2016)에 등장하는 세 주인공. 에리얼과 라푼젤, 모아나의 공통점은 현재 자신이 있는 세상 바깥을 궁금해한다는 거예요. 에리얼은 물 밖의 인간 세상을, 라푼젤은 탑 밖의 세상을, 모아나는 앞바다가 아닌 더 넓은 바다 너머의 세계를 꿈꿉니다. 세 명 모두 자신이 꿈꾸던 새로움을 경험하기 위해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죠. 집 안에 갇혀 있던 이전의 공주들과는 달랐지만, PRAN은 이 중에서도 모아나를 선택했어요. 까무잡잡하고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을 가진, 새로운 공주였다는 점과 ‘왕자와의 결혼’을 꿈꾸지는 않았다는 점 때문이죠.


뮬란(뮬란) VS 메리다(메라다와 마법의 숲)

프란 '다른 이미지로 저장' 편 캡쳐

1998년 개봉한 ‘뮬란’과 2012년 개봉한 ‘메리다와 마법의 숲’. 약 15년의 시차가 있지만 두 공주는 무기를 들고 직접 싸움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뮬란은 디즈니에 등장한 최초의 동양인 여성 주인공이었고, 메리다 역시 픽사 최초의 여성 주인공이라는 점도 비슷하네요. 둘 다 멋진 활솜씨를 뽐내고요. 아버지를 대신해 전장을 누비고 공직을 받을 수 있게 됐음에도 고향으로 돌아가 결혼을 선택하는 뮬란과 끝내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어머니와의 갈등까지 풀어낸 메리다 중 PRAN의 선택은 메리다로 기울었습니다.


라야(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VS 포카혼타스(포카혼타스)

프란 '다른 이미지로 저장' 편 캡쳐

‘포카혼타스’(1995)와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2021)의 주인공, 포카혼타스와 라야는 모두 부족의 미래를 짊어진 공주입니다. 포카혼타스는 아메리칸 원주민과 영국인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을 막아내고, 사랑 대신 부족에 대한 책임감을 선택하는 등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발휘하죠. 라야 역시 모든 생명을 삼키는 악의 세력에 맞서 드래곤을 되살리고 자신의 고향 쿠만드라에 평화를 되찾기 위해 분투해요. PRAN은 만장일치로 라야의 이름을 외쳤는데요. 라야와 함께 힘을 모으는 친구들 모두 저마다의 결핍을 갖고 있지만, 마침내 평화를 찾아온다는 연대의 메시지 때문이에요.


백설공주 VS 신데렐라

프란 '다른 이미지로 저장' 편 캡쳐

‘백설공주’와 ‘신데렐라’는 각각 1937, 1950년에 등장했죠. 시대적 배경 탓에 두 공주는 소위 말해 ‘내조를 잘하는’ 모습으로 그려졌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두 공주 모두 파란 드레스를 입었다는 건데요. 그 당시에 여성의 색이 파랑이었기 때문이죠. 지금처럼 여자아이는 분홍색, 남자아이는 파란색이라는 고정관념이 굳어진 건 1980년대 이후라는데요. 결국 태어나면서부터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색깔이 다르다는 믿음은 어른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라는 의미 아닐까요?


벨(미녀와 야수) VS 티아나(공주와 개구리)

프란 '다른 이미지로 저장' 편 캡쳐

‘미녀와 야수’(1991)와 ‘공주와 개구리’(2009)의 주인공 벨과 티아나에게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법을 풀어줘야 한다는 점이죠. 벨 역시도 책을 좋아하는 등 주체적인 여성으로 그려졌지만, 아무래도 티아나의 손을 들어줘야 할 것 같아요. 티아나는 자신의 레스토랑을 열고 싶다는 꿈을 갖고, 마침내 그 꿈을 이루고야 마는 모습까지 볼 수 있거든요.


7강 겸 결승

프란 '다른 이미지로 저장' 편 캡쳐

수많은 공주들을 만나보며, 앞으로는 드레스가 아니라 바지를 입은 공주, 다양한 외모를 가진 공주,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서는 공주를 더 자주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부전승으로 올라 온 ‘알라딘’(1992)의 자스민 공주와 다른 공주들 간의 최종 대결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세요.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박고은 PD rhdms@hankookilbo.com
이수연 PD leesuyun@hankookilbo.com
현유리 PD yulsslu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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