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부르는 송년회, 술잔 옆 '이것' 두면 새해 건강하게 맞이해요

정심교 기자 2022. 12. 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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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작으로 편의점 인기상품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회식과 술자리가 늘어나면서 숙취해소제 매출이 급증했고 야식도 눈에 띄게 매출이 늘었다. 반면 홈술족들이 거리로 나서면서 주류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위드코로나 전환 직후 첫 한 주간 '숙취해소음료'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지난 1일 위드코로나 시작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면서 숙취해소 음료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8일 오전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숙취해소제를 정리하고 있다 . 2021.11.8/뉴스1

연말을 맞아 송년회 등 각종 모임으로 스케줄이 꽉 차는 경우가 많다. 특히 12월 30일 이후의 과음은 자칫 새해 첫 날을 숙취 상태에서 맞이하게 하는 불상사를 초래할 수 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술은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 게 의학적으론 '최선'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차선책'을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는 "술 한 잔을 마시고 물 한 잔을 곁들이면 음주로 인한 여러 가지 건강 폐해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과연 술과 물은 어떤 관계일까.

첫째, 음주 시 물을 수시로 충분히 마시면 술로 인한 탈수를 막을 수 있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항이뇨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한다.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는 항이뇨 호르몬인 '바소프레신'은 몸속 수분량을 조절한다. 예컨대 운동 후 땀 손실로 몸속 수분이 부족해지면 바소프레신은 콩팥에게 '물을 갖고 있으라'고 신호를 보낸다. 이로 인해 소변이 농축되고 소변량이 줄어든다. 하지만 술을 마신 후엔 몸에서 소변을 통해 알코올을 빠르게 내보내기 위해 바소프레신의 기능을 억제한다. 김경오 교수는 "술을 마신 후 소변을 볼 때 알코올뿐 아니라 몸속 수분까지 따라 배출되면서 체내 수분량이 줄어 탈수를 부르기 쉽다"며 "술을 마신 다음 날 물을 많이 들이킨다면 몸이 이미 물을 많이 원할 정도의 탈수 상태가 됐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과음 후 피부가 푸석해지는 것도 상대적으로 피부에 가야 할 수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둘째, 음주 시 물을 마시면 알코올 섭취량을 줄이면서 알코올의 체내 흡수 속도까지 늦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항락 교수는 "특히 빈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매우 빠르게 흡수돼 혈중 알코올 농도가 순간적으로 2배 이상 뛰어 금방 취할 수 있다"며 "음주 시 수시로 물을 마시면 물로 인한 포만감으로 총 음주량을 줄일 수 있는 데다, 물이 혈액 내 알코올을 희석해 알코올의 체내 흡수 속도를 늦추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치즈·두부·고기·생선 같은 고단백 식품은 공복 음주를 피하면서 숙취를 막는 안주용으로 제격이다. 단백질은 간세포의 재생을 높여 알코올 분해를 돕기 때문이다.

셋째, 음주 후 숙취를 막으려면 음주 다음날까지 물을 수시로 챙겨 마셔야 한다. 몸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데 1~2일이 걸리는데, 이때 수분이 많이 사용돼서다. 마신 술은 몸에서 어떻게 분해될까. 이항락 교수는 "음주로 몸에 들어온 알코올의 10~20%는 위점막에서, 나머지 대부분은 소장에서 흡수된다"며 "흡수된 알코올은 혈류를 통해 간으로 이동해 해독된다"고 말했다. 알코올은 여러 단계를 거쳐 쪼개진다. 우선 간에 있는 '알코올 디하이드로게네이스'라는 효소가 알코올을 쪼개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만든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독성이 강한 발암물질로, 혈류를 늘려 두통이나 얼굴 붉어짐 같은 숙취 증상을 부르는 주범이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아세트알데하이드 디하이드로게네이스'라는 효소로 인해 아세테이트로 분해되며, 아세테이트는 최종적으로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된다. 물은 이 같은 알코올이 분해를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넷째, 물을 마시면 음주 후 피부가 칙칙하고 어두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술을 많이 마셔 몸에 들어온 알코올이 너무 많아지면 알코올의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다시 분해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로 인해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분해되지 못하고 몸에 머물면서 피부의 산화를 촉진한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피부의 가장 겉에 있는 각질세포 속 멜라닌 색소를 산화해 피부를 칙칙하고 어둡게 만든다.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려면 항산화 성분이 충분량 필요한데,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이 글루타치온이다.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기 위해 글루타치온이 투입되면 그만큼 피부를 지켜야 할 글루타치온이 줄어들면서 음주로 이미 산화한 멜라닌 색소가 환원되지 못한 상태를 지속한다. 이로 인해 음주 다음 날 피부가 계속 어둡고 칙칙해지기 쉽다. 물을 보충하면 아세트알데하이드의 분해를 촉진하고 피부 수분을 채워 음주 후 피부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다.

건강한 음주를 위해 술을 한 모금 마시면 물을 한 모금 더 마시는 식으로 수분을 보충하는 게 좋다. 물은 술을 마시는 동안뿐 아니라 술을 마신 뒤에도 수시로 마셔야 한다. 단, 물 대신 커피나 탄산음료·이온음료를 마시는 건 피해야 한다. 커피의 카페인이 이뇨작용을 촉진하고, 탄산음료·이온음료와 섞어 마시면 알코올이 체내 더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이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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