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서 투자회사로"… 종합상사, 사업다각화 잰걸음
LX인터, 非상사 부문 확대
삼성·현대코퍼도 광폭투자
무역에 주력해왔던 종합상사들이 '사업형 투자회사'로 변신하고 나섰다. 선진화된 국내 경제구조에서 종합상사의 역할이 줄어드는 가운데 돌파구를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종합상사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내년 초 포스코에너지와의 합병을 계기로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을 선언했다. 통합 법인 대표에는 정탁 포스코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선임되며 그룹 차원에서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그룹 지원을 위한 철강 트레이딩에 집중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중심으로 탈탄소·에너지 발전 사업 투자에 주력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지난 4월에는 호주 천연가스 기업인 세넥스에너지의 지분 50.1%를 획득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천연가스 사업 확대와 그린수소 실증 사업을 추진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발전 사업은 원자재 트레이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종합상사 사업 다각화에서는 단골 소재"라고 설명했다.
LX인터내셔널도 최근 한국유리공업과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하며 비(非)상사 업무 비중을 늘리고 있다. 특히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5925억원에 인수하며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유리공업 인수는 구본준 LX그룹 회장 의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주력사 가운데 하나인 LX하우시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인수 결정 당시 윤춘성 LX인터내셔널 대표도 "친환경·최첨단 산업 등 다양한 소재 분야에 새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최민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X인터내셔널의 사업 다각화에 대해 "한국유리공업, 포승그린파워 인수가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영업이익이 500억원 추가될 전망"이라며 "좋아진 실적 안정성과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도 전략적 투자자(SI)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인 성일하이텍 지분 취득이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성일하이텍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며 2011년에 지분 10%를 사들였다. 성일하이텍은 이차전지에서 주요 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폐배터리 전문기업이다. 지분 취득 이후 삼성물산은 성일하이텍이 추출한 코발트와 니켈을 양극재 제조업체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도전에 나섰다. 현대코퍼레이션 CVC인 프롤로그벤처스는 지난 7월 금융감독원에 신기술사업 금융업 등록을 마쳤다. 현대코퍼레이션과 지주사인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가 각각 지분 81.8%와 18.2%를 보유하는 구조다. 현대코퍼레이션은 트레이딩 외에도 CVC를 통해 사업형 투자회사로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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