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버튼게임' 장명진 CP "2023년엔 1000만 콘텐트 만들어야죠"
'버튼게임'은 장명진 CP가 유튜버 진용진과 손잡고 제작한 예능 콘텐트다. 총 상금 9억 원을 걸고, 화합과 배신 속에서 단 하나의 버튼으로 살아남는 인간들의 모습을 담았다. '가짜 사나이'와 '머니게임' 등 웹 예능 콘텐트의 트렌드를 이끌어온 쓰리와이코퍼레이션의 신작으로 주목받았다.
장명진 CP와 제작진은 '버튼게임'을 통해 유튜브를 넘어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웨이브로 영역을 확장했다. 전작 '머니게임'과 비슷하지만 다른 매력의 콘텐트로 신규 시청자를 웨이브로 이끌었다.
"반응은 꾸준히 보고 있었다. 유튜브 기반이 아닌 OTT에 처음 도전하는 작품이었다. 유튜브만큼의 댓글을 확인할 순 없었지만, '진용진' 채널에 업로드된 1회와 지속해서오르내리는 이야기들을 봤다. 웨이브 자체 순위도 봤다. 열광적인 정도는 아니지만, (시청자들이)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웨이브 내 순위가 높았는데.
"웨이브 자체에서는 전체 순위 10위권 내에 있었다. '버튼게임'이 가장 많은 신규 가입자 유치했다고 하더라. 10대, 20대가 실제로 많이 봤고, 신규 가입자들이 꾸준히 즐겨봤다고 들었다."
-OTT 콘텐트이니, 차별화를 꾀하기도 했을 텐데.
"그간의 콘텐트는 유튜브 기반이다 보니 빠르게 만들어야 했다. 기존 프로덕션보다 자극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버튼게임'은 웨이브 콘텐트다 보니 퀄리티를 신경 썼다. 영화에서 쓰는 카메라로 전부 구성해서 영상미를 담으려고 했다. 세트도 깔끔하게, 방송 세트처럼 구현했다. 사운드 작업도 하면서 최대한 노력해서 전체적인 퀄리티는 끌어올렸다."
-제작비가 많이 들었겠다.
"제작비보다는 PD들을 갈아서 만들었다.(웃음) 우리는 앞서 '가짜 사나이' '머니게임' 등도 만들었는데, PD 한명이 갖고 있는 역량이 중요시된다. PD가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작업하는지가 중요하다. 모든 PD가 자기 능력을 최대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편집 이외에도, 사운드, 그래픽 이런 방향으로 최선을 다했다. 야근을 많이 하진 않았다. 하하하. 빈말이 아니라, 정말 야근을 많이 안했다. 운용을 잘해서 야근 없이도 고퀄리티를 뽑아내고자 했다."
-전작 '머니게임'과 비슷하기도 한데.
"'머니게임'의 요소를 한 번 더 갖고 온다는 게 부담이기도 했다. '머니게임' 참가자들은 방송인이어서 '방송 각'을 잡는 행동이 가능했을 텐데, 비 방송인들은 정말 잠만 잘 것 같더라.(웃음)"
"'오징어 게임'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큐브' 같은 영화가 떠오르기도 할 터다. '머니게임'과는 다른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머니게임'과는 달리 생활관이나 버튼방 같은 공간을 설정해서, 참가자들이 결속될 수 있게 했다."
-'머니게임'과는 달리 일반인 출연진을 고집한 이유는 무엇인가.
"제작 과정에서 '진짜 간절하지 않은 사람들이 나와서 돈게임을 하는 게 말이 되냐'는 말이 많았다. 도전이기도 했고, 불안 요소도 많았다. 일반인이다보니방송적인 것도 잘 모른다. 그러나 시청자의 니즈에 많이 맞추고 싶었다. 시청자는 진짜 일반인이 나왔을 때, 어떤 플레이를 할지 궁금해한다. 그걸 할 수 있는 건 우리밖에 없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빚이 많은 출연자 등을 어떻게 검증했나.
"실제 서류를 다 받았다. 빚 관련 서류, 독촉장 동을 동의 하에 다 받았다. 철저한 검증을 통해서 선정했다.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인성 부분을 체크하고 범죄 이력도 없도록 했다. 5000명 정도의 지원자 중에서 잘 정제했다. 증빙 서류가 미비한 사람은 탈락이다. 200명 가까이 화상 면접을 봤는데, 절반 안 되는 지원자가 면접을 보다가 포기하더라."
-어떤 기준으로 뽑았나.
"사연이 다채로웠으면 했다. 단순 도박, 이런 지원자는 제외했다. 도박이나 코인 쪽은 거르려고 했다. 진짜 돈이 필요한 사람은 그런 이들이 아니다. 직업을 다양하게 뽑으려고 했다. 건설 노동자, 자영업자, 연극배우, 래퍼 등 최대한 다양한 캐릭터로 선정했다."
-촬영 현장에서 정신적인 케어가 필요했을 것 같다.
"현장에서 심리 케어를 했다. 응급구조사가 대기했고, 심리치료를 하기도 했다. 출연진도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이야기를 했다. 끝났을 땐 다들 힘들다기보다는 후련하고 아쉽다고 했다."
-전문 방송인이 없다 보니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쉽지 않을 거라는 걱정도 있었을 텐데.
"반반이었다. 방송 각을 잰다고 하잖나. 3번 참가자는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는 친구인데, 다른 출연진은 일반인이다 보니 방송 여파를 걱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을 거다. 그래서 더 소극적인 플레이를 할 거라고 생각했다. 불안했으면 따로 개입하거나 연출을 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대신 포커스를 다르게 잡았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조금 더 보여주기 좋았던 것 같다."
-갑자기 구토한다든가, 돌발 상황도 있었다.
"빠르게 상황이 벌어지다 보니 당황하긴 했는데, 그 이후 대처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적인 모습이 보여진 것 같다.(웃음) 24시간 15일간 촬영했다. 제작진이 2교대로 있다곤 하지만, 담당 PD 입장에서는 계속 신경이 쓰인다. 돌발 행동에 대한 것보다는, 참가자들이 약한 마음을 먹을까 봐서다. 비방송인들이 느꼈을 때 힘든 부분이 있으니 이런 부분을 돌보기 위해 노력했다."
-OST를 만든 것에 놀랐다.
"저는 (PD로 일하기) 전엔 작곡가였다.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그래서 신경 써서 음악을 만들게 됐다. 예능에 OST는 저도 처음엔 의아했다. '이게 붙을까' 싶었는데, 콘텐트에 맞게 곡이 만들어졌다."
"뮤직비디오를 내 돈으로 찍으면 돈이 드니까, '내가 한 번 카메라를 잡아볼까' 하다 영상을 시작했다. 이 일을 하면서도 음악은 개인 취미로 하고 있다."
-웹 예능 콘텐트는 아이디어 찾기가 힘들 것 같다.
"평소 구성원들 사이에서 아이디어가 왔다 갔다 한다.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평가를 받는다. 아이디어가 없어서 힘들지는 않다. 아이디어는 많은데, '잘 될 수 있을까. 유튜브 예산에 맞을까'란 고민이 더 크다.
-PD 한 명의 역량이 중요한 만큼, 웹 예능 프로덕션이 쉽지는 않을 듯한데.
"열정이 없으면 못 한다. PD들 모두 다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다. 결괏값이 잘 나왔을 때 성취감이 크다. 유튜브는 반응이 즉각적이기도 하다. '가짜 사나이'나 '파이트클럽', '머니게임'을 선보였을 때, 길 가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걸 들으면 기분이 좋다. 이런 부분이 원동력이 된다."
-쓰리와이코퍼레이션은 남성향 콘텐트를 주로 만들어, 여성 시청자가 아쉬워하기도 한다.
"전에는 남자 PD만 많았는데, 이젠 여자 PD도 많다. 만드는 사람의 성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내부적으로도 계속 고민한다. 여성 시청자가 만족할 수 있는 콘텐트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김태호 PD 등 TV 예능을 만들어오던 연출자도 유튜브로 넘어오는 시대다.
"위기감이 들긴 하지만, 우리는 다르긴 하다. 저희가 유튜브를 시작할 때엔 대형 콘텐트가 나오는 것이 수익 구조상 말이 안 되는 시장이었다. 그런데 시장이 커진 만큼 구미도 당기고 매력도 있으니, 그런 연출자들도 와서 웹 예능을 하는 거다. 저희 스타일을 유지하며 확실하게 '우리 거다'라는 게 있다. 파이가 커지는 데에서 오는 시너지도 있지 않나."
"연애 예능을 하고 싶어서 제안한 적이 있다.(웃음) 예민한 타입이라, 데이팅 예능을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대표님! 데이팅 예능 만들게 해주세요!"
-2023년의 목표는.
"개인적인 목표는 있다. 너무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조회 수) 1000만 콘텐트 하나 만들고 싶다. '가짜 사나이'와 '머니게임'으로 1000만을 만들었는데, 그 이후엔 없었다. 요즘엔 1000만 찍기가 어렵다. 내년 목표는 1000만 콘텐트 하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어떤 콘텐트를 만들고 싶나.
"재미를 담고 싶다. 사람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것. 소비자의 마음으로 재미있는, 또 보고 싶고, 관심이 자꾸 갔으면 하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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