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애플·TSMC 울고 … 中 마오타이만 선방
삼성전자 반도체 쇼크에 급락
마오타이는 특별배당 효과
도요타도 '엔화 약세' 덕봐
삼성전자가 유독 부진한 1년을 보낸 올해 한국 증시도 전 세계 주요국 중에서도 유독 우울한 한 해를 기록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들어 29%가량 하락하면서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 달러당 원화값이 여전히 연초에 비해서는 하락한 영향으로 달러화로 환산한 삼성전자 주가 하락폭은 올해 33.7%에 달했다. 주요국 대장주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이다.
대만도 사정은 비슷하다.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산업을 주름잡는 TSMC 주가가 올해 28%나 떨어지면서 자취엔지수도 연초 대비 22%나 밀렸다.
TSMC는 대만 증시에서 약 25%를 차지한다. TSMC는 올 3분기에 D램을 앞세운 삼성전자를 누르고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1위에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와 비교해 파운드리는 업황에 따른 실적 영향이 적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전망은 안갯속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TSMC의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은 단기 고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2023년 1분기 파운드리에서도 본격적인 재고 조정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과 대만이 부진한 사이 아시아에선 일본이 비교적 선방했다. 다만 일본 증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는 달러당 엔화 약세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더 컸던 영향도 있다. 닛케이지수의 낙폭은 올 들어 10% 수준에 그쳤고 일본 증시 대장주인 도요타는 올해 18.62% 하락했다. GM이나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주요 기업이 50%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인 것이나 테슬라의 69% 폭락 등 전기차 업체가 부진한 것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현대차 주가는 올해 28% 떨어졌다.
홍콩에선 시가총액 1위인 텐센트가 26.6% 떨어졌다. 중국 빅테크 기업 주가는 올 10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후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급락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로 연중 내리막을 걸었던 주가는 최근 들어 반등하고 있다. 텐센트만 보더라도 11월에 기록한 올해 저점 대비 67%가량 반등한 상태다.
상하이증시 시총 1위인 고급 백주 제조사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올해 주가가 15% 떨어졌다. 상하이종합지수 하락폭(14%)과 비슷하다.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주가는 올 들어서도 강세를 보여왔으나 시 주석 연임 결정과 함께 나타난 해외 자금 이탈의 충격을 피하지는 못했다. 2000위안을 넘나들던 주가는 10월 말에 1350위안까지 밀리기도 했다. 주가 부양 등을 위해 올 11월엔 상장 이래 최초로 특별배당을 실시했고 이 자금을 활용해 모회사인 마오타이그룹에선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킨 애플도 몸집은 대폭 줄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약 2조9010억달러로 3조달러를 넘봤으나 현재는 2조50억달러로 28%가량 감소하면서 2조달러를 위협받는 수준이 됐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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