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내달 4일 현안 이사회...향후 대응 논의

지난 2019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을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우리금융지주가 내달 4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회장 인선을 본격화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최근 불거진 손태승 현 회장에 대한 라임펀드 관련 중징계 확정과 관련해 본인에게 거취를 묻고 차기 인선을 도모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공식적인 회추위라고 명명할 수는 없지만 이사회가 한자리에 모여 신년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며 "현안은 손 회장의 연임도전이나 차기 회장 후보군 확정에 집중되기 때문에 이에 관한 주주들의 의견과 손 회장의 입장 설명을 청취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 회장은 이 자리에서 라임펀드 관련 중징계에 대한 본인의 소송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중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소송이나 본안소송 맞대응에 대한 준비는 이미 연말께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손 회장은 이달 중순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관련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아 승기가 오른 상태다.

하지만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서는 금융감독원은 물론 금융위원회까지 나서 징계를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 손 회장으로서는 연거푸 이뤄질 소송 부담과 관련 실익에 대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손 회장의 대응 시나리오는 크게 2가지로 예상된다. 첫째는 4일 이사회에서 연임 도전의사를 포기하는 대신 라임 관련 징계 소송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는 것이다. 금융권 셀프연임을 비판하고 있는 시류에 맞게 자리에는 연연치 않고 용퇴하겠지만 개인적인 명예회복은 거둘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중징계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우리금융이 아닌 관련 금융업에 재취업할 기회도 잃을 수 있어 DLF 징계처럼 당국 제재가 과도한 것이라는 다툼을 시작해볼 수 있다.

둘째는 이사회에 DLF 승소로 명예회복을 한 것에 대해 보고하면서 용퇴의사를 밝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정부 말을 전후로 벌어진 일련의 금융사고 사태에 수장급의 책임있는 자세와 세대교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손 회장도 최근 신한금융지주의 조용병 전 회장처럼 명예로운 새대교체 선언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손태승 회장이 신년 이사회 모임에서 소송의사를 밝히고 연임 도전까지 선언하는 시나리오도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은 물론 온건파인 김주현 금융위원장까지 손 회장의 라임펀드 책임을 강하게 지적한 상황이라 이에 맞서는 독불장군식 결정은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속속 인선을 끝내고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며 "우리금융은 현 회장의 거취 문제로 임원급 인선도 밀리고 있어 조직을 위해 손 회장이 금명간 거취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바라봤다.

박준식 기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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