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이렇게 재밌어" TV로 세계사 '열공'
방대한 내용 1시간 압축
대중 눈높이 맞춰 인기
내년 4월 시즌2 방영 확정
tvN '벌거벗은 세계사'는
과거·현재논쟁 연결 설명
TV를 보는 것만으로도 쉽게 세계사를 배울 수 있는 역사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방대한 세계사를 1시간 분량으로 요약하고 대중 눈높이에 맞춰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지난 10월 총 8부작으로 방송된 MBN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은 내년 4월 시즌2 방송이 확정돼 제작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인의 필독서로 꼽히는 고전 그리스 로마 신화를 파헤치는 토크쇼로, 지금까지 알고 있던 신화 이야기에 숨겨진 교양과 지혜, 유머, 감동을 전하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그로신'이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였다. 시즌1에서는 '신들의 왕' 제우스 출생의 비밀, 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의 악연, 제우스와 헤라의 관계, 하데스와 오르페우스의 사랑 등 매회 주제를 바꿔가며 이야기를 펼쳤다.
MC 4명이 각자 맡은 역할을 달리하며 신화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인 점도 시청자들 시선을 사로잡는 데 한몫했다. 스토리텔러 설민석은 방대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서양 고전학자로 다년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연구해온 김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는 신화 속에 숨겨진 의미를 해석해 다른 시청자들과 공유했다. 김 교수는 방송 내용의 전체적인 감수를 맡아 정확성을 높이는 역할도 했다. '그림 읽어주는 여자'로 이름을 알린 한젬마는 매회 신화를 주제로 한 흥미로운 명화 이야기를 전하며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여기에 시청자 대표로 출연한 배우 한가인은 일상에 녹아든, 그리스 로마 신화의 흔적을 찾으며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쏟아내 방송의 재미를 키웠다. 한가인의 질문은 신화를 단순히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일상과 연결 지을 수 있는 요소로 부각시키면서 가치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을 제작한 권오용 MBN CP는 "인류 문화의 근원이자 위대한 신화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며 "시즌2에서는 더욱 다양하고 위대한 신들의 파란만장한 스토리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tvN '벌거벗은 세계사'는 특정 지역 역사를 훑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주제에 맞는 전문가가 강연하면서 해당 지역 출신 인물이 패널로 출연해 현장의 이야기도 전하는 점이 특징이다. 과거의 역사 이야기뿐만 아니라 지금 국제적으로 논쟁이 되는 문제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0일 방송에서는 중동 전문가로 손꼽히는 박현도 서강대 교수가 출연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이란 히잡 혁명의 이유를 소개했고, 패널로 출연한 이란 출신 키미야와 튀르키예 출신 제브뎃은 이번 사태에 대한 현지 사람들 반응을 생생히 전했다. 역사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며 한국사만 집중적으로 다루는 '벌거벗은 한국사'도 방송되고 있다.
KBS '예썰의 전당'은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명작에 대해 '썰'을 푼다는 콘셉트의 예술 토크쇼다. 매회 예술과 관련된 주제를 정해 당대 시대상과 사회상을 소개하며 예술가의 삶 속에 숨어 있는 역사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방송에서 소개한 내용이 서적으로 판매되며 지식재산권(IP)으로서 가치도 증명되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은 지난 7일 도서로 출간된 이후 교보문고 역사·문화 부문 7위에 올랐다. '벌거벗은 세계사'는 성인용 도서 4권에 이어 최근 그림책으로도 제작돼 아이들을 위한 역사 입문서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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