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펀드' 장하원 대표 무죄…피해자들 "사기꾼 응징해라"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지난 6월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수천억원대 피해를 일으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장 대표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생이다.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는 판결에 불복하며 집단 민사소송을 추진 의사를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2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장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함께 기소된 투자본부장 A씨와 운용팀장 B씨에게도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펀드를 판매하면서 피해자를 기망했다거나 중요한 사항을 거짓 기재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펀드의 기초자산에 부실이 발생했다는 점도 장 대표가 사전에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재판 내내 허공을 응시하다 무죄가 선고가 된 뒤 말없이 법정을 빠져나갔다. 방청석에 앉아있던 100여명의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들은 선고 이후 "피해자는 도대체 뭐냐", "법원이 응징 안 하면 누가 사기꾼을 응징하냐"고 재판부에 항의했다.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는 이날 재판이 끝나고 오후 2시40분쯤 남부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대한민국의 사법 정의마저 실추됐다"며 "검찰이 반드시 항소해 법과 정의의 칼날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발혔다. 대책위는 집단 민사소송을 추진해서 연체이자까지 청구하기로 했다.

장 대표는 2016년 디스커버리펀드를 출시하면서 대출채권 대부분이 부실해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국내 투자자 370여명에게 판매해 1348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장 대표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와 B씨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3년을,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법인에 대해선 벌금 3억원을 구형했다.

30일 오후 2시40분쯤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가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남부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의 무죄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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