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내년은 '고통', 리스크 관리 최우선"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내년 고금리, 고물가에 따라 국내 경제와 금융산업이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회장은 개별 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에 두면서 우리 경제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는 김 회장이 이같은 내용의 2023년 신년사를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글로벌 경제가 수축 국면에 접어들고 변동성 역시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국내에 실물경기 침체, 자금시장 경색 등이 올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 회장은 금융권을 향해 "고금리, 고물가는 우리 경제와 금융산업이 고통의 시간을 감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에 두고 경영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와 한계기업의 상환 능력 저하 등 실물 부문 부실 확대에 대비해 크레딧라인(신용공여)을 재점검하고 산업별 위험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위기 상황에서는 자칫 사소해 보이는 '꼬리 리스크'도 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과도할 정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회장은 "은행이 경제적 방어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IMF는 은행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GDP 성장률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는 데 평균 3년1개월이 걸린다고 분석한다"며 "금융이 우리 경제의 최후의 보루라는 날카로운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금리, 고물가로 부담이 커진 가계,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김 회장은 '위기는 기회'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회장은 "산업과 금융의 결합,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보편화는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빅블러 시대, 금융-비금융 산업간 융합 확대는 금융업 혁신의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금융사는 데이터 수집·분석 체계를 고도화하고 AI(인공지능)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아울러 조직의 결합(M&A)와 분할, 업무위탁 등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등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