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의 해 내 자산가치도 껑충 뛰게 하려면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2. 12. 3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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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더 담아라… ○○ 덜 담아라

5대 은행 PB들이 알려준다 … 새해 재테크 전략

투자자들은 급격한 금리 인상기를 맞아 답답한 한 해를 보냈다. 주식, 채권, 원자재 등 어떤 자산에 투자해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해는 더 어렵다. 금리 인상의 후폭풍으로 경기 침체 공포가 몰려오고 있다. 풍요와 번창을 상징하는 2023년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에 투자 기회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프라이빗뱅커(PB)에게 새해 재테크 전략을 들어봤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금리 인상은 내년 상반기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PB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를 올린 뒤 높은 금리 상태를 유지하다가 이르면 4분기 또는 2024년 1분기부터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부센터장은 "정책금리는 내년 상반기 한국과 미국 모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병주 하나은행 Club1한남PB센터 지점장은 "당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금리가 높은 시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주식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이란 시각이 많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금리 인상 기조와 글로벌 경기 침체가 맞물려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어두운 편"이라며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반면 채권시장에선 투자 기회를 찾아볼 만하다. 김성희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은 "금리가 하락할 때 수익률이 상승하는 채권은 내년에 매력적인 투자 자산이 될 수 있다"며 "향후 경제 성장 부진은 금리 하락 가능성을 높이며, 채권의 신용도가 수익률에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주 지점장은 "경기 둔화의 지표가 나타나는 내년 2·3분기 이후부터 중장기 시장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1분기까지 우량 등급 채권 위주로 투자 타이밍을 잡아보면 좋다"고 말했다.

원자재는 예측이 어려운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 특성상 내년에도 가격 변동성이 클 전망이다. 정 부센터장은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공장 가동률이 올라갈 경우 원자재 수요에 따른 가격 상승 요인과,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다소 해소되면서 나타나는 가격 하락 요인의 균형점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초강세였던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화값은 완만한 상승이 예상된다. 김경선 신한PWM분당센터 지점장은 "내년 상반기 미국 금리 인상이 계속 이어지는 구간에 달러당 평균 원화값은 1300원 안팎이 예상되지만, 하반기 금리 동결이나 인하 가능성이 나온다면 1200원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거나 1100원대까지 추세적인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 내년 투자 '1순위'는 채권

PB들이 가장 많이 추천한 재테크 상품은 채권이다. 경기 침체의 그늘이 짙어지는 만큼 안전자산에 눈을 돌리면 좋다는 얘기다.

김 전문위원은 "국내 통화정책 방점이 물가에서 경기와 금융시장 안정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국내 채권과 미국 장기 채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선 지점장도 "1분기 전후로 중기 채권이나 장기채 분할 매수를 추천한다"며 "만기가 5년 또는 그 이상이면서 연 5% 이상의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중장기 채권은 내년 이후 금리 인하기가 추가 수익을 얻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박 부센터장은 "이번 경기 침체의 강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약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등급 회사채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향후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금을 묻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김병주 지점장은 "만기 매칭형 채권 ETF는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가격 변동 위험이 거의 없이 고시 수익률에 준하는 이자 수익을 챙길 수 있다"며 "만기 이전에 금리가 하락할 때 실시간 매매로 자본 차익도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기예금과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도 추천 리스트에 올랐다. 정 부센터장은 "정기예금과 신종자본증권은 높은 금리와 안전성이 뒷받침하는 상품"이라며 "만기 3년까지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있다면 홍콩 지수를 제외한 지수로 구성된 주가연계증권(ELS)은 기초 자산의 변동성이 높아서 예상 수익률이 높다"고 말했다.

내년 2분기 이후 주식 투자에 나서볼 만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경선 지점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기술 성장주는 등락을 반복하며 하단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기술 성장주는 올해 40% 안팎 하락했지만 기업의 성장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다시 상승으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분할 매수가 유효하다"고 했다.

◆ 부동산·원자재 등 대체투자는 신중

꼭 피해야 하는 재테크 상품은 없는 법이다. 그러나 고금리와 경기 한파가 몰려오는 상황에서 신흥국 주식이나 부동산, 원자재, 달러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 전문위원은 "선진국 경기 침체 압력이 높아지면서 신흥국 실적 전망이 낮아져 주가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며 "부동산도 고금리 부담과 공급 물량 증가로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병주 지점장은 "내년에 약세 가능성이 있는 달러나 경기 영향을 받는 원자재는 가격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돈이 은행에 묶일 경우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박 부센터장은 "투자에서 실기하지 않도록 일부 현금성 자산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에 넣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목표수익률 눈높이 낮춰야

목표수익률은 보수적으로 잡아야 한다. 경기 침체기엔 큰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전문위원은 "내년 주식시장이 상저하고 형태를 나타내면 최종 지수가 현재보다 높지 않을 전망"이라며 "채권과 주식 비중을 6대4로 유지할 경우 목표수익률은 5~6%로 잡으면 좋다"고 말했다. 김병주 지점장은 "경기 침체에 대비해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며 "채권과 주식의 비중을 7대3으로 구성할 경우 목표수익률 8% 정도가 무난하다"고 봤다. 박 부센터장은 "주식과 주식 관련 상품(ELS 등), 채권, 예금을 5대3대2 정도로 배분한 투자자라면 세전 7% 수준의 수익을 기대하면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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