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는 흰색이 뜬다?…'화이트' 가전 제품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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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중소 생활가전기업에 '화이트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코렐의 주방 소형가전 전문 브랜드 코렐 세카도 흰색을 강조한 '더 슬림 인덕션 저스트화이트'을 선보였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보통 불황에는 강렬한 색상이 인기를 끌지만 올해는 그 공식마저 잘 통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내년에는 흰색과 단순함을 강조한 소형 가전 방송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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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흰색의 안정감 선호"
중견·중소 생활가전기업에 '화이트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흰색을 강조한 제품을 잇달아 전진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불황이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특정 계층이 선호하는 화려한 색보다는 유행을 타지 않고 거부감이 적은 흰색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30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화이트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제품군은 인덕션이다. 쿠첸은 흰색에 세라믹 재질로 깔끔함을 강조한 '화이트 3구 인덕션 더 블랑'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흰색 제품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얼룩과 변색을 막기 위해 인덕션 상판을 프랑스 명품 '유로케라 세라믹 글라스'로 마감했다. 코렐의 주방 소형가전 전문 브랜드 코렐 세카도 흰색을 강조한 '더 슬림 인덕션 저스트화이트'을 선보였다.
코웨이는 기존 '노블 인덕션 프리덤'을 오트밀 베이지 색상으로 새롭게 내놨다. 오트밀 베이지는 흰색 계열로, 어느 공간에나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화이트톤 주방 상판과 일체감을 갖기 때문에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는 덤이다. 코웨이는 인덕션 외에도 '아이콘 정수기2'와 '노블 정수기' 및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제품군에 흰색을 구비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혔다.
앳홈은 '미닉스 미니 건조기'를 지난해 3월 흰색으로 출시한 후 1년 4개월 뒤 색상 선택 폭을 넓혀 달라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베이지와 그린을 추가했다. 하지만 색상 추가 후에도 흰색이 전체 판매량의 80%를 웃돌 정도로 흰색 선호도가 가장 높다. 앳홈은 내달 초 화이트와 차콜그레이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는 '미닉스 식기세척기' 역시 화이트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미닉스 의류관리기'도 흰색을 메인 색상으로 선보인다. 로봇가전 브랜드 에코백스 역시 로봇청소기 '디봇 X1 옴니' 화이트 컬러를 최근 출시했다.
LG전자는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 색조가 없는 흰색 계열의 '미니멀 디자인'을 공개한다. 미니멀 디자인 가전은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5종에 적용된다. LG전자는 유행 없이 단순함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이트 마케팅이 활발한 이유는 불황과 관계가 깊다는 평가다. 불황 장기화로 필수 구매품이 아닌 가전 판매량이 뚝 떨어지면서 특정 계층을 겨냥한 색상보다 비호감도가 낮은 흰색 제품을 강화해 수요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가전제품 총 매출액은 약 28조23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매출액은 29조3749억원이었는데 이보다 3.8% 쪼그라든 수치다. 이 기간 가전 매출이 감소세로 전환한 건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장기 불황의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소비자들이 안정감을 주는 흰색 인테리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흰색은 질감에 따라 주는 느낌이 다양하기 때문에 흰색을 세분화해 차별화를 꾀한 다양한 '화이트 마케팅"이 뜰 것"이라고 내다봤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보통 불황에는 강렬한 색상이 인기를 끌지만 올해는 그 공식마저 잘 통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내년에는 흰색과 단순함을 강조한 소형 가전 방송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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