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흥원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국산 특허 인공각막 이식 임상실험 중”

박효순 기자 2022. 12. 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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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 각막이식 어려운 질환자
‘새 빛’ 찾아줄 의학적 도전 중
환자 자발적 동의 땐 참여 가능
차흥원 교수가 각막질환자의 눈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차 교수는 국내에서 개발된 인공각막을 난치성 각막질환자들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의 주관 책임자이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혼탁한 각막을 건강한 각막으로 교체하는 각막이식은 수술을 통해 시력 회복이 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심한 외상이나 수술 후유증으로 투명해야 할 각막에 부종이 생겼거나 각막이 심하게 돌출되어 잘 보이지 않는 원추각막, 염증이나 화상 때문에 각막에 흉이 생긴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장기 기증에 대한 거부감, 기증 각막의 보관 방법과 시설의 미비, 짧은 유효기간 등 다양한 이유로 미국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기증 각막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수입 각막 의존율이 매우 높다. 게다가 난치성 각막질환자들은 기증 각막 이식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증 각막 부족난을 해결하고 난치성 각막질환자들에게 빛을 되돌려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인공각막 이식이 등장했다. 올 초부터 서울아산병원 안과에서 ‘기증 각막 이식이 불가능한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주관 책임자인 차흥원 교수는 지난 27일 서면 인터뷰에서 “인공각막 이식 임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기존의 각막이식으로 도움을 얻지 못하는 난치성 각막질환자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이식 임상에 쓰이는 인공각막은 국내에서 개발된 특허품으로, 공인기관의 물성 분석과 토끼와 영장류를 대상으로 하는 비임상시험을 거치면서 안전성과 생체적합성을 검증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했다. 허가 인원은 12명이며 12안을 대상으로 한다. 기증 각막 이식이 적합하지 않아 인공각막 이식이 필요한 환자 중 자발적으로 임상시험에 동의하면 가능하다.

“외래에서 환자의 각막 상태, 시력, 안압, 수술력 등을 확인하고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충분한 설명을 거쳐 수술 일정을 잡습니다. 그런데 대상자 모집이 쉽지 않습니다. 첫째는 정보 부족으로 인공각막 허가 연구임상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환자분이 임상연구의 대상이 되고 또 환자 본인도 원하고 있는데 임상연구를 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시니 접근이 안되는 거지요.”

현재 임상에 사용하는 인공각막은 직경 약 5㎜의 투명한 중심부와 2㎜ 정도의 불투명한 스커트 부분으로 구성된다. 모양은 커다란 콘택트렌즈처럼 생겼다. 중심부로 빛을 통과시키고 스커트 부분이 환자의 각막에 생착하는 구조다.

차 교수는 “인공각막을 허가받기 위한 임상이다보니 대상 환자의 조건이 꽤 까다롭다”고 전했다.

환자들이 인공각막 이식을 원한다고 할지라도, 시력 저하의 주원인이 망막이나 시신경 질환이면 대상이 안 된다. 예를 들어 망막박리가 있거나, 진행된 녹내장이 있는 경우에는 혼탁한 각막을 인공각막으로 대체하더라도 시력이 나오기 어려우므로 이번 임상연구에서 제외한다. 또 눈꺼풀 기능이 좋지 않아 완전히 감기지 않는다면, 안구 표면이 지속해서 노출되어 상처가 생기기 때문에 이럴 때에도 인공각막 이식은 적합하지 않다.

“각막을 제외한 눈의 내부 구조물, 예를 들어 망막이나 시신경이 정상이면 인공각막 이식을 시도해 보는 것이 대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수술 자체가 기증 각막 이식보다 더 어렵지는 않습니다.”

차 교수는 “요즘은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많아졌다”면서 “중간중간 눈에 휴식을 주고, 눈을 손으로 만지거나 비비지 않도록 조심하고, 정기적으로 안과 전문의에게 검진을 받고 관리하는 것이 눈 건강의 요체”라고 조언했다. 그는 대한안과학회 이사장, 한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 아시아·태평양 백내장굴절학회 재무이사, 한국실명예방재단 부이사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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