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트 하나 안끼워서…400억원대 KF-16 전투기 추락사고

공군, 지난 달 사고 조사 결과 발표
연료펌프 구동축 너트 안끼워 마모

한국 공군 주력기종인 KF-16 이륙 모습. [매경DB]

지난 달 강원도 원주 상공에서 발생한 KF-16C 전투기 추락사고가 ‘너트 하나’ 때문이었던 것으로 30일 드러났다.

지난 달 20일 일어난 19전투비행단 소속 전투기 추락사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기는 연료펌프 구동축의 톱니바퀴가 비정상적으로 마모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엔진에 정상적인 연료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엔진이 정지해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은 이 같은 구동축 톱니바퀴의 비정상적 마모가 지난 2010년 엔진 창정비(최상위 단계 정비) 과정에 구동축을 고정하는 너트를 끼우지 않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대당 가격이 400억 원 대에 이르는 전투기가 지름 5.5cm·두께 1cm에 불과한 너트 하나 때문에 추락하고 조종사가 비상탈출하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 공군은 사고기와 같은 엔진을 장착한 기종에 대해서는 특별점검을 진행해 문제점이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검사를 통과한 기체부터 단계적으로 비행을 재개할 방침이다.

또 문책위원회를 꾸려 사고기의 2010년 창정비 당시 관련 업무를 맡았던 인원들에 대한 책임 소재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징계와 법적조치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한편 사고기는 지난달 20일 야간 전투초계 임무 수행 중 엔진이 정지돼 강원도 원주기지에서 약 20km의 경기도 양평군 산지에 추락했다. 당시 조종사는 비상탈출에 성공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KF-16 계열 전투기는 공군에 130여 대가 도입돼 F-15K와 더불어 주력 기종으로 운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