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KF-16 추락 사고, 너트 하나 때문이었다

공군, KF-16C 사고 조사 결과 30일 공개
창정비 불량 확인…담당자 징계·처벌 방침

지난달 엔진정지로 추락한 KF-16C 사고 원인은 연료펌프 구동축 톱니바퀴 마모로 연료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사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지난달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산악지역으로 추락한 KF-16 전투기 사고 원인은 엔진에 연료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은 30일 지난달 발생한 KF-16C 전투기 사고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공군은 “사고 항공기 잔해를 수거해 잔해 재배치 분석, 손상 부위 성분검사 등 정밀분석했다”며 “분석 결과 엔진정지의 원인은 연료펌프 구동축의 톱니바퀴가 비정상적으로 마모돼 엔진에 정상적인 연료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구동축 톱니바퀴의 마모는 2010년 엔진 창정비 과정에서 구동축을 고정하는 너트가 체결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사고기 엔진의 연료펌프 구동축 톱니바퀴 마모로 인해 엔진에 연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엔진이 정지돼 추락했다는 것이다.

공군은 2010년 엔진 창정비 과정에서 구동축에 너트가 아예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너트 하나 때문에 대당 420여억원에 달하는 전투기가 추락한 셈이다.

해당 너트는 지름 5.5cm·두께 1cm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구동축은 2010년 엔진 창정비 뒤 예비엔진의 예비부품 등으로 활용되다 2012년 전투기에 장착됐으며 사고기에 장착된 뒤 62시간20분가량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은 “사고 직후 결함이 발생한 동일 엔진에 대해 특별점검을 비롯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이후 점검이 완료된 항공기부터 단계적으로 비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군은 창정비 불량이 사고 원인으로 확인됨에 따라 당시 창정비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징계 및 처벌 등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공군은 올해 잇단 군용기 사고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공군 관계자는 “KF-16 사고 이후 사고 연결고리 차단을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던 중 항공기 사고가 재발한 것에 대해 거듭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욱 심기일전해 새해에는 국민 여러분께 신뢰받는 공군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공군 19전투비행단 소속 KF-16C 전투기는 지난달 20일 야간 초계임무를 수행하던 중 엔진정지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조종사는 비상상황을 전파한 뒤 비상착륙을 위해 가장 가까운 강원 원주기지로 향했다.

하지만 조종사가 공중 재시동을 2회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원주기지까지 비행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뒤 민가가 없는 쪽으로 기수를 돌린 상태에서 비상탈출을 실시했다.

조종사는 무사히 탈출했으며, 전투기는 원주기지 서쪽 약 20㎞ 지점 산악지역에 추락했다.

4세대 다목적 전투기인 KF-16은 1990년대부터 총 140대가 도입됐으며 F-15K와 함께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활약중이다.

KF-16은 1990년대 도입 이후 지금까지 8차례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