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경기 사이클을 고려한 재테크
채권을 비롯한 모든 자산의 가격은 금리와 마찬가지로 장기(10~30년), 중기(1~10년), 단기(1~12개월) 경기 사이클 흐름에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인다. 장기흐름에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같은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경기 사이클 중 장기추세를 파악하는 것은 주식이나 채권의 기대수익률을 전망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고령화 속도가 빠르고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이 장기적인 추세라면 그 안에서 중기와 단기 사이클이 움직이면서 변화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절대적인 수준과 채권금리와 물가상승률 등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기 사이클은 1~10년에 거쳐 변화하는 사이클이다. 중기 사이클은 기업의 이익과 인플레이션(Inflation) 추세 등을 형성하기도 하고 각 자산의 성과를 결정하는 주요한 변수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는 시점에 중기 사이클이 전환점을 만들면서 상승하는 구간이라면 채권 대비 주식투자의 성과가 뛰어날 것이며, 이 시기에는 채권의 비중을 줄이고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할 시기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가 반등하는 경기회복 초기국면은 실질성장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회복되는 시기다. 중앙은행들은 경기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한 상태고 신용여건도 완화적으로 풀려져 있는 국면이기도 하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태이기 때문에 투자여건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기업이익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시점이고, 재고가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기업들의 재고확보가 시작된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낮고, 안전자산이 강세를 보이기도 한다.
경기회복 국면에서는 선행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상회하고 경기확장이 이어진다. 신흥국 주식, 국내주식,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인다. 비철금속 원자재도 강세흐름이다. 이 구간에서 국내채권은 여타 자산에 대비해서 열위한 성과를 보인다.
중기확장 국면은 일반적으로 ‘기간이 가장 길다’는 특징이 있다. 경제성장률은 초기국면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플러스(+)의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된다. 경제활동은 모멘텀(Momentum)을 얻고, 대출 증가율이 점차 강화되고 기업의 수익성도 강하게 유지된다. 이 시점에 기업의 이익은 정점을 기록하게 된다. 통화정책은 이제 더 이상 완화적인 스탠스(Stance)를 띄지 않고 중립적인 수준으로 이동한다. 재고와 판매가 함께 늘어나는 국면이기도 하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경기회복 초기보다 높아지고 위험자산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지만 그 강세와 폭은 이전보다 둔화되는 시기에 접어든다.
경기가 정점을 기록하고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주식과 신흥국 통화강세 흐름은 약해지고 안전자산이 강세로 돌아선다. 국고채가 다른 자산대비 좋은 성과를 보인다.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기준선 위에서 유지되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경기확장의 후반기에 접어들게 되면 경제성장률은 둔화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아진다. 인플레이션이 절대적인 수준으로 볼 때 높지 않더라도 고용시장에서는 임금상승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통화정책은 점차 긴축의 단계로 이동하게 된다. 이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최대치를 기록하고, 기업실적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재고가 늘고, 판매증가율이 감소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경기선행지수가 기준선을 하회하는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경기는 침체국면에 진입하게 된다. 이 시기에는 국공채의 강세가 이어진다. 주식과 원자재는 디플레이션 압력, 경기둔화 등으로 약세를 보인다. 따라서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의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때다. 경기가 정점을 기록하고 둔화되기 시작하는 시점인데,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게 유지되고 있고,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채권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바로 지금과 같은 시기다. 그러나 높아진 정책금리를 실물경제가 점차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경기는 결국 둔화국면을 맞이한다.
경기침체 국면에서는 경제가 위축국면에 진입하게 되고 기업이익은 감소한다. 중앙은행들은 경기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는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반영되는 그 시점이 채권투자가 가장 높은 수익을 얻게 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위치상 경기후반과 경기침체 국면의 사이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경기 후반기에 채권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을 때 향후 수개월 뒤 다가올 경기위축 국면을 대비해 장기채권 비중을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침체국면이 진입해 기준금리 인하가 모두 단행되고 나면 채권자산의 강세흐름도 점차 약해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 구간은 성장률의 마이너스(-)폭이 점차 줄어드는 구간이다. 선행지수가 여전히 기준선 밑에 있지만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는 인식과 함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이때부터는 다시 위험자산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국고채는 약세 압력을 받게 된다.
국내주식시장과 채권시장, 금, 달러($)의 흐름을 다방면에서 살펴봄으로 경기 사이클(Cycle)에 대한 실마리를 찾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우선 국내 주식시장부터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1년 동안 주가 조정국면이 이어지면 다음 해 반등에 대한 기대가 가능하나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있어 2008년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을 끌어올린 힘이 되었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코스피(KOSPI) 영업이익 예상치는 감소할 전망이며, 2023년에도 190조원을 하회한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중국의 물가와 금리, 강 달러($)기조유지를 전제로 할 때 2024년 이익개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만으로 고 밸류에이션(Valuation)제시는 어려워 보인다. 내년 코스피지수 전망치는 12개월 선행 PER기준 9.5~12배 수준인 2,050~2,600포인트(Point)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에 있어 작년 8월 이후 총 7차례 각각 25bp 인상 후 7월과 10월 50bp 인상으로 현 기준금리인 3.25%에 도달하게 되었다.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를 감안할 때 미국과 한국과 금리 차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미국의 물가차이, 국내 경기둔화 점증, 원/달러 하락세 등 대외요인 안정으로 1분기에 25bp 추가 인상 후 동결이 될 것으로 보여 내년 연말 최종 기준금리는 3.5%로 전망된다. 최종 기준금리와 적정금리 간 차이와 세계국채지수(WGBI; World Government Bond Index) 편입에 따른 외국인의 국채 매수세를 감안하면, 내년 1분기 시중금리 정점 이후 점차 낮아져 내년 4분기 시중금리 평균치 국고채 3년 물은 3.35%, 10년 물은 3.4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에 있어서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내년에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물가향방이 달러 인덱스(Dollar Index)를 좌지우지할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 정책완화와 내년 3월 중국의 전인대에서 경기부양책 발표 이후 중국의 경기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Asia) 대표통화인 위안화 강세로 중국 향 수출증가로 인해 무역수지 반등이 동반되면 원화약세는 점차 누그러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미국 통화긴축에 대한 약화과정이 진행되면서 연말까지는 환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한다.
금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Hedge)수단과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부각되면서 2,000$까지 가격이 상승한 이후 금리상승으로 인해 한때 1,600$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러시아와 유럽, 미국과 중국 간 갈등으로 말미암아 지정학적 리스크(Risk)가 상승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2024년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치상황 등이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내년에도 크게 증가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최근에 금 가격 하락 시 중국과 인도, 러시아 중앙은행의 금 매입 추세가 꾸준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특이점이다. 글로벌(Global) 중앙은행의 가격하방에 대한 지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시중금리의 하락전환 시 금가격의 반등가능성이 높다. 1,600$대까지 가격 조정을 보인다면 매수의 관점에서 접근함은 어떨까 한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