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48일만에 검거된 ‘라임 주범’ 김봉현, 구속부터 보석·도주·검거까지

김동규 2022. 12. 3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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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몸통' 김봉현, 재판 앞두고 전자장치 끊고 도주 (서울=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11일 오후 재판을 앞두고 전자장치를 끊은 채 도주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께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부근에서 김 전 회장의 전자장치가 끊어졌고 연락이 두절됐다. 사진은 지난 9월 20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사기·유사수신행위법 위반 관련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참석하는 김 전 회장. 2022.11.11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라임 사태 '몸통'으로 지목되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29일 오후 검찰에 검거됐다. 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한 지 48일 만이다.

검거 당시 김 전 회장은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소재 아파트에 은신해 있었다. 검찰이 아파트 문을 강제로 열어 내부로 진입했고 수면 바지를 입고 혼자 있던 김 전 회장을 붙잡았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이 들어서자 아파트 9층 베란다 창틀을 뛰어넘으려고 시도하고 격한 말을 하는 등 강하게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의 이름이 세간에 알려진 것은 지난 2019년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다.

라임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투자자에게 펀드 부실을 고지하지 않은 채 연 5~8%의 수익률을 약속해 상품을 판매하다 결국 환매 중단에 이른 사건이다. 현재까지 추산되는 피해액만 1조6000억원에 이른다. 김 전 회장은 라임의 '돈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스타모빌리티 자금 등 10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020년 5월 구속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김 전 회장의 구속을 강력하게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회장이 2019년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5개월간 도피 생활을 하며 충남 태안반도 쪽에서 중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 김봉현 도주 당일 주거지 나서는 CCTV 공개 (서울=연합뉴스) 검찰이 '라임 사태'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도주 당일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22일 공개했다. 사진은 도주 당일 집을 나서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2022.11.22 [서울남부지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보증금 3억원, 전자팔찌 착용, 주거 제한 등을 조건으로 보석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아왔다.

검찰은 지난 9월께부터 김 전 회장의 도주 준비 정황을 파악해 이를 막기 위한 시도를 수차례 했다. 검찰은 지난 9월 14일과 지난 10월 7일 김 전 회장의 또다른 범죄 혐의와 관련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김 전 회장이 보석 이후 1년 넘게 재판에 출석하면서 보석 조건을 위반하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고,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도 낮다"고 했다.

또 지난 10월 26일 검찰은 보석 취소를 법원에 청구했다. 2일 후인 지난 10월 28일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김 전 회장이 피해자들과 합의가 안 돼 법정 구속이 예상될 경우 중국 밀항을 준비했다는 내부자 진술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검찰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은 지난달 11일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1일 오후 3시 결심 공판을 앞두고 같은 날 오후 1시 30분께 경기도 팔당대교 인근에서 보석조건부 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했다. 이후 48일 동안 자취를 감췄다.

법원에서 김 전 회장의 보석이 취소된 것은 도주 사실이 통보된 이후인 지난달 11일 오후 2시 50분께였다.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막을 기회가 번번이 법원의 결정에 가로막힌 것.

김 전 회장이 해외에 밀입국할 것을 우려한 검찰은 해경과 협조해 김 전 회장의 밀항을 단속했다.

또 김 전 회장의 자수를 압박하기 위해 주변인들을 구속하는 조치에도 나섰다. 김 전 회장의 조카 A씨는 직접 차를 몰아 그를 팔당대교 부근까지 태워주고 전자장치 훼손을 도왔다가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구속됐다. 김 전 회장의 친누나에 대해서도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의뢰했다.

'라임사태' 주범 김봉현 검거 남부지검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허정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가 29일 오후 서울남부지검에서 전자 장치를 끊고 도주한 '라임사태' 주범 김봉현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12.29 photo@yna.co.kr (끝)
김 전 회장의 도주는 한 달 넘게 이어갔지만 감찰의 끈질긴 추적에 지난 29일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김 전 회장 검거 전담팀은 대검찰청에서 수사관 5명을 파견받는 등 총 23명 규모로 꾸려졌다. 이들은 약 50회의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고 100명 넘는 회선을 대상으로 통신 분석을 진행했다.

김 전 회장은 검거 과정에서 수사팀에 거친 욕설과 함께 "나가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현재 진행 중인 횡령 혐의 관련 재판과 별개로 공용물건손상 관련해 추가기소할 예정이다. 이외에는 수사를 통해 추가 혐의 유무를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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