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제너레이션’의 뜨거웠던 1년···2023년, 더 기대해
2022년 한국 스포츠에 새 시대가 열렸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생, 20대 초반의 새 세대가 드디어 각 종목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이제 2023년, 지배자가 될 채비를 갖췄다.
프로야구는 이정후(24·키움)가 호령했다. 타율(0.349), 안타(193개), 타점(113개), 출루율(0.421), 장타율(0.575) 1위에 올라 프로야구 사상 두번째로 타격 5관왕을 차지하고 KBO리그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까지 싹쓸었다.
최소 20대 후반 혹은 30대에 전성기를 맞는 프로야구에서 1998년생인 이정후는 이미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타격왕에 올라 생애 처음으로 개인타이틀을 거머쥔 뒤 올해는 역대 최연소·최소경기 1000안타 기록을 경신하며 단숨에 프로야구의 세대교체를 선포했다.
2023년은 이정후가 더 큰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예비무대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기로 결정한 이정후에게 국내에서 마지막 시즌이 될 내년 모든 경기가 ‘쇼케이스’다. 이미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한국에서 가장 주목할 타자로 꼽힌 이정후는 3월초 열릴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부터 그 폭발력을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
2000년대생들의 시대도 이미 시작됐다.
김주형(20·CJ대한통운)은 8월 윈덤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10월 슈라이너스칠드런스오픈 우승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사상 최초의 2000년대생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렸다. 20세 3개월의 나이에 투어 2승째를 수확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역대 2위 기록을 6개월이나 앞당긴 PGA투어 화제의 인물이다. 2002년생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침착한 경기력과 그동안의 점잖은 한국 골프 선수 이미지와는 다른 쾌활한 매력을 겸비해 인기를 끌고 있다.
김주형의 2023년에 대한 기대는 이미 치솟아 있다. PGA투어는 ‘2023년 눈여겨볼 23세 이하 선수 10명’을 선정하며 김주형을 가장 먼저 꼽았고,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2023년 메이저대회 첫 챔피언 후보 5명을 예상하며 김주형을 지목했다.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한국 수영의 새 간판이 된 황선우(19·강원도청)는 1년 새 또 급성장해 아시아, 그리고 세계 무대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자유형 200m에서 무서운 기세를 펼쳤다. 6월 국제수영연맹(FINA) 롱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분44초47의 한국 신기록으로 은메달을 따 2007년 박태환의 동메달을 넘은 이 종목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고, 지난 18일 FINA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분39초72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10여 년 전 한국 수영에 괴물처럼 등장했던 박태환의 시대 이후,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새 시대를 황선우가 본격적으로 열기 시작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황선우가 아시아의 수영 황제로 올라설 차례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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