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한동훈의 과유불급...'돈 봉투 부스럭' 野 의원들 자극, 부결표 나온 것"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의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과유불급으로 민주당의 표가 더 결집됐다"고 30일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한 장관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상당히 오버한 것"이라며 "그의 과유불급, 오버한 설명 때문에 표들이 더 많이 결집이 됐다. 난데없이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던졌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검찰의 무리수였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 장관은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요청 이유를 밝히며 관련 녹취록이 있다고 했다. 그는 "노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녹음파일이 있다.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해 "저는 그날 (한 장관의 말에) 제 눈과 귀를 의심했다. 저분이 검찰의 구형 주장을 하러 나오신 분인가, 아니면 법무부 장관으로서 체포동의안에 대한 제안 설명회를 하러 오신 분인가 (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있는 녹취록이 있다' 이게 상당히 문학적인 표현"이라며 "돈 봉투가 과자 봉투도 아니고, 세상천지에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돈 봉투에서 들렸다, 이게 참 웃기는 표현이다. 상당히 자극적인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반대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입증할 수 없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장관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일종의 피의사실인데 이것을 그날 국회에서 이야기했다는 것이 상당히 부적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본질적인 문제는 장관이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서 '자기는 수사에 관여하지 않는다', '수사 상황에 대해서 보고받지 않는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오히려 그날 그 발언이 장관이 이 사건을 아주 꼼꼼히 챙기고 있다는 그런 의심을 받기에 충분했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굉장히 독특한 행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대로 이분처럼 정치적 발언 수위가 높은 장관(은 없었다), 법무부 장관은 법적으로 엄중중립을 지켜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한쪽으로 편향된 정치적 발언을 끊임없이 했던 법무부 장관이 있었나 싶다"고 언급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