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사망 과천 방음터널 사고...값싼 '플라스틱'이 2차 화재 불렀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9일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을 달리던 트럭에서 불이나 5명이 목숨을 잃고 37명이 부상을 입었다.
트럭에서 발생한 불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방음터널'로 옮겨붙으면서 순식간에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8월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광교신도시에서 해오라기터널로 이어지는 하동 나들목 고가차로에서 승용차에서 발생한 화재가 벽면을 타고 불이 옮겨붙어 PMMA 소재 방음터널 200여m가 뼈대만 남고 다 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9일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을 달리던 트럭에서 불이나 5명이 목숨을 잃고 37명이 부상을 입었다. 트럭에서 발생한 불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방음터널’로 옮겨붙으면서 순식간에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방음을 위한 플라스틱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방음터널은 철제 H빔으로 만들어진 구조체를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PC) 또는 아크릴수지(PMMA)로 덮어 만들어진다. 이번 화재가 일어난 방음터널엔 PMMA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PMMA의 인화점은 약 280도다. PC가 약 450도인데 반해 약 170도 낮다.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이 2018년 낸 ‘고속도로 터널형 방음시설의 화재안전 및 방재대책 수립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아크릴은 점화 약 400초 후 녹아 내리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고에선 많은 양의 PMMA가 바닥으로 낙하돼 이와 함께 급격한 연소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낙하된 용융 PMMA에서도 소화되지 않은 채 2차 화재로 지속됐다”며 “PMMA는 접합유리와 PC 등 실험에 사용한 투명 방음판 중 화염전파가 가장 빨랐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사고 목격자는 “트럭에서 갑자기 불이 나더니 터널 전체로 순식간에 불이 확산됐다”고 증언했다.
반면 PC는 PMMA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화염 전파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가 차단된 후 낙하된 물질의 양도 적었다. 용융해 낙하된 재료에서 2차 화재가 발생되지 않고 굳은 것으로 나타났다. PMMA는 PC보다 저렴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연성 소재의 방음벽으로 불이 옮겨붙으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플라스틱 소재는 불이 붙으면 목재의 다섯배가 넘는 열을 낸다. 이 때문에 더 빨리 불이 번진다. 이때 발생하는 검은 유독가스는 질식을 초래할 위험도 크다.
2020년 8월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광교신도시에서 해오라기터널로 이어지는 하동 나들목 고가차로에서 승용차에서 발생한 화재가 벽면을 타고 불이 옮겨붙어 PMMA 소재 방음터널 200여m가 뼈대만 남고 다 탔다. 이곳은 아직까지 복구되지 못한 채 그대로 뼈대만 남은 상태로 남아 있다.
도로교통연구원은 “최근 도시지역을 통과하는 고속도로 구간에서 터널형 방음시설이 많이 설치 및 운영되고 있으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며 “다양한 방음터널 형식과 운영형태를 고려하여 방재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으며 그에 적합한 방재시설 설치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