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포토에세이] 사진 속에 담긴 겨울, 웨딩, 그리고 사랑에 대하여

at the Moment

거울 속에는 저녁 풍경이 흘렀다, 비쳐지는 것과 비추는 거울이 마치 영화의 이중노출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설국>의 명문장처럼 거울은 투명함과 불투명함의 간극을 오가는 모양새가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거리의 무채색이 주는 무게감과 그 위를 걷는 스러질 것만 같은 색채를 입은 사람의 투명함이 이중적인 느낌을 주는 겨울과 닮았다.

마치 현실이 아닌 것처럼, 그런 꿈의 세상을 만난 기분도 든다. 다채로운 감정이 드는 겨울에 만난 7인의 포토그래퍼가 전하는 겨울의 미학과 사진 속에서 만난 따뜻한 이야기는, 두 개의 포물선을 그리며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한다.

▶ 설국 속에서 임을 기다리며… 김보하(더써드마인드스튜디오)
 

사진 : 김보하(더써드마인드스튜디오)

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날, 스키장에서 한복 화보를 촬영했다. 온 세상이 하얀색으로 뒤덮인 곳이었지만 유독 하늘에서만 눈이 내리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제설기를 이용해 흩날리는 눈을 만들어냈다. 

마치 영화 <조선상열지사 ; 스캔들>의 전도연처럼, 언젠가 오실 임을 기다리며 눈을 맞는 고운 한복 차림의 화보가 탄생했다. 

▶ 푸르른 하늘만큼이나 청명하고 맑은 그날의 웨딩 - 노민성(뮤아스튜디오)
 

사진 : 노민성(뮤아스튜디오)

스튜디오 촬영 중 신부들이 가장 좋아하고 사랑해 마지않는 루프톱 촬영 신이다. 촬영하는 사람도, 사진을 찍히는 피사체도 모두 행복해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파란 하늘과 구름을 배경으로 따스한 햇볕을 조명 삼아 신부의 자연스러운 컷을 연출하는데,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탁 트인 공간에서 이루어진 촬영이라 더 자연스러운 표정과 몸짓이 연출되어 자연스럽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 클래식의 교류, 한옥과 드레스 - 최원규(원규스튜디오)
 

최원규(원규스튜디오)

한옥과 웨딩드레스가 과연 조화롭게 어울릴까? 이런 생각과 의심으로 시작된 웨딩 야외 촬영. 

조금은 퓨전적인 의미가 담긴 한옥 세트장을 배경으로 멋진 턱시도와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신랑신부의 해사한 미소가 묘하게 어울렸다.

과거의 전통과 현재의 클래식함, 미래의 영원까지 보였던 촬영이었다. 이후 수많은 셀럽과 외국인에게 원규스튜디오를 각인시킨 컷이다.

권희란 기자 news@wedding21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