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사장님이 수수료 저렴한 '공공배달앱' 안쓰는 이유
주문 건수, 인지도서 민간배달앱 압도적 우위
[더팩트|이중삼 기자]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두 업체의 앱을 사용하고 있어요. 해당 앱에서 주문 건수가 많기 때문이에요."(A 식당 점주)
"공공배달앱이 아닌 민간배달앱을 사용하는 이유는 브랜드가 부족하고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에요."(B 식당 점주)
"공공배달앱이 수수료가 적다고 해도 플랫폼이 잘 구축돼 있지 않고 배달의 질도 떨어지는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민간배달앱을 사용하고 있어요."(C 식당 점주)
지자체들이 소상공인의 배달앱 이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출시한 공공배달앱이 저렴한 수수료에도 민간배달앱에 비해 이용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발표한 '3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9월 외식업체 30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배달앱을 사용 중인 업체는 926곳으로 전체의 30.9%에 달했다. 특히 배달앱을 이용하는 926곳 가운데 96.5%가 '배달의 민족'(배민, 중복응답)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각각 60.7%, 43.0%로 집계됐다. 공공배달앱은 18.1%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민간배달앱 수수료가 비싸지만 주문 건수가 공공배달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식당 점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37·여)는 30일 <더팩트>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공공배달앱이 수수료가 싸니까 유인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실제 몇 번 사용해보니 브랜드가 부족하고 주문할 것이 없었다"며 "소비자들은 한두 번 이용해보고 불편하면 다시는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aT에 따르면 공공배달앱의 하루 평균 주문 건수는 2.1회로 민간배달앱(14.6건)보다 약 6.9배 낮았다. 공공배달앱의 주문 한 건당 수수료가 평균 1545원, 민간배달앱은 평균 2874원으로 수수료 차이가 1329원에 달하지만 식당 점주 입장에서는 주문 건수를 무시할 수 없어 민간배달앱을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인지도가 낮다는 인식도 크다. aT에 따르면 식당 점주들은 공공배달앱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낮은 인지도'(57.8%)를 꼽았다. 이어 △화면구성(메뉴)·디자인 등의 불편함(4.44%) △주문·결제관리의 어려움(4.05%) 등이 뒤따랐다.
취재진이 만난 또 다른 식당 점주는 "모르니까 공공배달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수수료도 적다고 하니까 앱만 잘 구축 돼 있으면 당연히 사용할 건데 문제는 소비자들이나 식당 점주들이나 자세히 잘 모른다는 데 있다. 홍보가 많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공공배달앱을 운용하는 지자체는 배달앱에 입점한 가맹점주가 적은 것을 언급했다. 공공배달앱은 지역별로 구축 돼 있지만 가맹점주가 민간배달앱에 비해 현저히 적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aT가 발표한 '전국 공공배달앱 현황'에 따르면 각 지역별로 공공배달앱이 구축돼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제로배달유니온·위메프오·소문난샵·맘마먹자·로마켓) △경기(배달특급) △인천(배달e음) △강원(일단시켜) △충남(소문난샵) △충북(먹깨비) △대전(휘파람) △대구(대구로) △경북(먹깨비) △경남(배달올거제·배달의진주·먹깨비·배달양산·누비고) △부산(동백통) △울산(울산페달) △전북(배달의명수·월매요·전주맛배달) △전남(먹깨비) △광주(위메프오) 등이다.
공공배달앱 관련 문제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30일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인천시는 인천e음의 부가서비스인 배달e음을 운용하고 있다. 공공배달앱이 인지도가 적은 이유는 가맹점주가 민간배달앱보다 적어서다. 일례로 배민에는 있는데 배달e음에는 없는 식당이 있다"며 "인천시는 앱 이용자가 불편을 겪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홍보를 계속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모르는 분이 많다. 앞으로 가맹점주와 소비자가 공공배달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방침이다"고 말했다.
aT 관계자도 "공공배달앱 이용량 증대와 유지를 위해서는 소비자와 외식업체의 공공배달앱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과 배달앱 유지보수 방안 등을 우선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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