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전현무는 어떻게 모두가 인정하는 ‘대상’이 됐나[MK초점]
2006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한 전현무는 2012년 프리랜서 선언을 하고 KBS에서 퇴사했다. 프리 선언 5년 만에 대상을 수상하며 예능감을 인정받았던 전현무는 하지만 특유의 깐족대는 스타일로 그만큼 비호감 이미지도 커졌다.
그런데 전현무는 여기서 슬기롭게 대처했다. 꾸준히 깐족거리고 능글맞은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동시에 자신에 대한 비호감은 또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했다. 여기에 아나운서로 다진 진행력을 바탕으로 다른 이들의 말에 경청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더해 ‘호감’을 확장해갔다.
2013년부터 ‘나 혼자 산다’를 이끌었던 전현무는 여기서 만나 공개 열애를 하던 한혜진과 결별하면서 2019년 3월 하차, 휴식기를 가졌다. 그리고 제작진의 요청에 2년만에 다시 돌아온 전현무는 ‘나 혼자 산다’에서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2022년 ‘나 혼자 산다’의 부활 중심에는 전현무가 자리했다.
2022년 새해 첫 날 한라산 정상에 올랐던 전현무는 한해 동안 무엇보다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노력했다. ‘트민남’(트렌드에 민감한 남자)라는 캐릭터로 구박을 받으면서도 트렌드 따라잡기에 노력했고, ‘무든램지’(전현무+고든 램지)와 ‘팜유 남매’ 캐릭터로는 일취월장한 요리 실력을 보였다. 코드 쿤스트의 도움을 받아 패션 감각을 익혔고, 기안84를 어깨넘어로 보다 생각지도 못한 그림실력까지 발굴했다.
‘파친놈’, ‘부추광이’ 등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안정적인 진행력을 보여주며 건진 부캐도 쏠쏠했다. ‘전참시’에서 전현무는 이영자 송은이 등 쟁쟁한 예능쟁이 사이에서 진행자로서 중심을 잡아가며 어떤 게스트들과도 잘 어우러졌다.
한 방송 관계자는 “전현무는 호감 비호감을 의식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했다는 점에서 인정해줘야 한다. 다수가 전현무처럼 눈치 안보고 다 해보고 싶은데 마음만 있지 않나. 전현무는 그걸 다 해냈다”고 높이 샀다.
그 바탕에는 전현무는 초심을 잃지 않는 ‘중꺾마’가 있었다.
이날 연예대상 진행을 맡아 기대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 전현무는 마침내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뒤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지 않나. 많은 예능인이 공감하겠지만 악플로 시달리고 좋지 않은 여론 있어도 선한 에너지를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프리선언 10년 되는 해다. 10년만에 능력이 많이 출중해졌는지 모르겠으나 초심은 잃지 않았다. 앞으로 10년 20년 뒤에도 트렌드를 쫓고 파김치 먹는 아저씨처럼 남고 싶다”며 “더 많이 베풀고 다가가는 솔직한 전현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전현무의 대상은 대상 후보인 예능인상 수상자 모두 인정했다. 유재석은 대상 발표 전 “올해는 난 (대상이) 아니다”라며 “(모두가) 예상하겠지만, 저도 프로그램 위해 노력했지만 더 뛰어난 성과 올린 분이 있으니 그분이 받지 않을까 한다”라며 전현무를 예측했다.
이영자는 “만에 하나 만약에, 못받으면 어떻게 할거냐”고 장난칠 정도로 전현무의 대상을 예상했고, 박나래는 “제가 대상을 타면, 유행하는 영화 ‘아바타: 물의길’ 처럼 분장하고 MBC를 100바퀴 돌겠다. 한강을 한남동까지 헤엄쳐 가겠다”고 공약할 정도로 전현무에 힘을 실어줬다.
전현무 역시 “욕심나는게 사실”이라며 올 한해 열심히 달린데 대해 자신감을 보였고, 마지막에 대상 트로피를 안고 ‘예능공주’ 왕관을 쓴 채 울컥했다가 환하게 웃었다. 모두가 인정하고 축하하는 대상, 전현무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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