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펀드 환매 중단’ 장하원, 1심서 무죄

함께 기소된 디스커버리 직원 2명도 무죄
법원 “부실 알았다는 점 명확히 증명 안돼”

사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2500억원대 피해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뉴스1

부실 가능성을 알고도 펀드를 판매해 투자자들에게 수천억원대 피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장 대표는 장하성 전 주중대사의 동생이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장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디스커버리 본부장 김모(42)씨와 운용팀장 김모(36)씨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피고인들은 미국 자산운용사 운용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기초자산인 P2P 대출채권이 부실해 손실 처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2018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투자자 370여명에게 1348억원에 달하는 펀드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장 대표는 2018년 10월 대출채권 대부분에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2019년 2월까지 1215억원 상당의 펀드를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펀드 기초자산에 부실이 발생했다는 점을 장 대표가 사전에 알았다고 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스스로 DLI(미국운용사)의 처지를 알고 DLG(DLI의 운용펀드)로 하여금 부실한 QS 대출채권을 매입하도록 해 DLI의 곤궁한 처지를 벗어나게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자들의 대화 내용,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자산실사보고서만으로는 부실 가능성을 알았다고 인정하고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DLG가 QS 대출채권을 매입할 무렵 이루어진 관련자들의 대화와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DLG에 대한 자산실사보고서 등만으로는 피고인들이 QS 대출채권이 부실해 글로벌채권펀드의 환매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 펀드를 판매했다는 점까지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글로벌채권펀드는 DLG가 발행하는 사모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DLG의 자산은 DLI가 운용하는 상품에 투자됐으며, 이 상품의 자금은 해외 대출 플랫폼에서 대출채권을 매입하거나 특수목적법인의 회사채를 매입하는 데 쓰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이유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려워 무죄를 선고했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장 대표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디스커버리 투자본부장 김모(42)씨에게는 징역 5년을, 운용팀장 김모(36)씨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이 사건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해 보면 장 대표의 죄는 매우 무겁다”며 “김 투자본부장은 실무적으로 모든 일을 총괄했으며, 김 운용팀장은 실무적으로 모든 일에 가담했다”고 말한 바 있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2017∼2019년 4월 IBK기업은행과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됐다. 이후 운용사의 불완전 판매와 부실 운용 등 문제로 환매가 중단돼 개인·법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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